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 법안과 1기 신도시 특별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재건축이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재건축 급물살과 집값 우상향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9일 국회 국토위 법안소위에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재초환법)과 '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신도시 특별법)이 통과됐다.
재초환법은 부담금을 부과하는 초과이익 기준을 높여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의 부담을 낮추는 게 핵심이다. 신도시 특별법은 분당이나 일산 같은 1기 신도시를 비롯한 전국 49개 노후 택지지구의 안전진단을 면제 또는 완화하고 토지 용도변경과 용적률 상향 특례를 주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재건축 부담금이 줄고 사업성이 개선되면서 재건축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분당과 일산을 비롯한 1기 신도시는 입주가 시작된 지 30년이 지나 재건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파트 용적률이 허용 한계인 200%에 근접해 수익성 문제로 재건축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용적률은 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비율을 의미하는 데 이 수치가 높을수록 일반분양물량이 늘어나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신도시 특별법 통과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과도한 기대를 품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재초환 면제금액을 조정한 것은 의미가 있지만, 재건축이 크게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라며 "이전에는 서울과 인접 지역의 정비사업은 인허가가 관건이었는데 지금은 사업지 조합원의 추가분담금 여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초환이 낮아지더라도 추가분담금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획기적인 변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이 연구위원은 "신도시 특별법은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정해지지 않았다"며 "막연하게 법만 통과되면 탄탄대로가 될 것이란 식의 기대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도 비슷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재건축 사업은 부담금 외에도 규제지역, 분양가 상한제, 토지거래허가 구역 여부, 사업 추진 속도, 건설사 브랜드, 기준금리, 경기변동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한다"며 "재초환법 통과 등이 거래량과 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재건축과 관련해 이미 선반영된 부분도 있고 현재는 경제·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법안 통과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분당 등 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가격을 방어하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