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 고조…“1.5조 달러 대출 내년 만기인데 4분의 1 차환 어려울 듯”

입력 2024-09-0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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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서비스 기업 JLL, 추산해 분석
“40%가 공동주택 건물 관련 대출”
고금리 장기화ㆍ재택근무 확산 등 타격

▲미국 뉴욕 맨해튼 야경. AP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 야경. AP연합뉴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 부채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차환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부동산 서비스 기업 존스랑라살(JLL)은 미국의 오피스와 공동주택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내년 말까지 만기인 부채 규모를 1조5000억 달러(약 2008조 원)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이중 4분의 1은 차환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만기가 다가오는 대출 중 약 40%가 공동주택 건물 관련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저금리 시절 3년 만기의 변동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상업용 부동산을 사들인 이들이 취약한 상황에 몰렸다.

상업용 부동산 관련 변동금리 대출이 대출채권담보부채권(CLO) 형태로 채권시장에서 발행된 것도 잠재적으로 월가의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상업용 부동산 관련 CLO 규모는 8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됐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산,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침체일로를 걸었다. 북미 기업의 85%가량이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시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9월부터 연 5.25∼5.50%로 유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적으로 금싸라기 땅으로 유명한 뉴욕 맨해튼에서조차 건물이 ‘헐값’에 팔린 사례가 최근 잇따라 알려졌다. 2006년 3억3200만 달러에 매각된 타임스스퀘어 인근 맨해튼 50번가 웨스트 135번지의 23층 건물이 7월 경매에서 3분의 1도 안 되는 850만 달러에 낙찰됐다. 앞서 6월에는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의 유서 깊은 브로드웨이 1740번지 빌딩이 매입가보다 70% 낮은 1억8500만 달러에 팔려 시장에 충격을 줬다.

또 무디스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오피스 공실률은 19.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압류도 급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2분기 미국에서 압류된 상업용 부동산 규모를 전분기에 비해 13% 증가한 205억5000만 달러로 보고했다. 2015년 3분기(275억 달러) 이후 약 9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향후 금리가 내려가도 사무실 공실률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대출기관이 부실 부동산 압류를 늘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단 다가올 고비를 잘 넘기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태코닉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캐티 맥키 책임자는 “많은 공동주택이 자본잠식 상태”라며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당한 회복력을 보이는 자산군이다 보니 신규 자금 주입만 있으면 차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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