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컴퓨터, 철강은 수출↑...자동차는 파업 영향으로 부진
무역수지 18개월 연속 흑자…대미·대중 수출 마이너스로 돌아서
한국의 11월 수출이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하며 14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수출액 증가 폭은 넉 달째 감소하며 둔화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1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액은 563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4% 증가했다. 한국 수출은 2023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자동차 부품업체 파업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 기상악화로 인한 수출 물류 차질 등 예상치 못한 부정적 요인이 발생했다"면서도 "반도체·선박 등 주력 품목 호조세에 힘입어 14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18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수출액 증가 폭은 넉 달 연속 둔화하면서 우리 수출 전선에는 암운이 드리운 모습이다. 월 수출 증가율은 올해 7월 13.5%로 단기 고점을 형성했으나 8월 10.9%, 9월 7.1%, 10월 4.6% 등 계속해서 내림 곡선을 그렸다. 지난달에는 한 번 쪼그라들어 1.4%까지 내려왔다. 이는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에서는 5개 품목이 증가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125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0.8% 증가했다. 역대 11월 중 최대 실적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기준 반도체 수출액은 1274억 달러로 1년 전보다 45.4%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컴퓨터(부품 포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2.3% 증가한 14억 달러를 기록했다. 컴퓨터 수출도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14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11월 중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철강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한 27억 달러를 기록했다. 선박 수출은 25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0.8% 증가하며 플러스로 전환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56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3.6% 감소했다. 지난달 초 주요 자동차 부품업체 파업과 임금·단체 협상 지연 영향으로 완성차 업체로의 부품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자동차 생산량이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게 산업부 분석이다.
석유제품(37억 달러)과 석유화학(36억 달러)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8.7%, 5.6% 감소했다. 유가에 영향을 받는 수출 단가 하락과 월말 기상악화에 따른 일부 선적 차질이 영향을 줬다.
지역별로 보면 주요 9대 수출시장 중 EU·아세안 등 5개 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한국 수출의 양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액 모두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며 마이너스 전환했다.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0.6% 줄면서 113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은 104억 달러로 동월 대비 5.1% 감소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507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4% 증가했다. 에너지 수입은 가스 수입 증가에도 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 수입액 감소로 지난해보다 10.8% 감소한 107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비에너지 수입은 반도체(25.4%)와 반도체 장비(86.0%)를 중심으로 0.1% 증가한 400억 달러였다.
이로써 11월 무역수지는 56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6월 이후 18개월 연속 흑자다.
안 장관은 "올해 수출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 온 만큼 연말까지 단 1달러라도 더 수출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민관 원팀으로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수출 애로 해소, 수출 확대에 총력 지원하고 무역의 날(12월 5일)을 계기로 해외 빅바이어 150여 개사가 참가하는 해외마케팅종합대전을 개최해 우리 수출 기업에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 수출지역의 상무관, 코트라와 함께 세계 시장 전반에 대한 수출여건을 점검하고 수출기업에 대한 맞춤형 진출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