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ㆍSSG닷컴 물량 전담
‘1위 쿠팡’ 위협 여부 주목
CJ대한통운이 내년부터 주 7일 배송을 시작하면서 쿠팡의 연중무휴 로켓배송(익일배송)이 장악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특히 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강화해 온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사업이 반등하는 계기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9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은 내년부터 '매일 오네' 서비스를 도입하고 주 7일 배송을 시작한다. 서비스 도입 후 대한통운은 일요일과 공휴일을 포함해 주 7일 배송에 나선다.
이는 커지는 국내 육상 물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쿠팡 로켓배송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 데 따른 대책으로 보인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대한통운의 택배시장 점유율은 2022년 40%에서 지난해 8월 말 기준 33.6%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점유율은 12.7%에서 24.1%로 증가했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점유율은 대한통운 28.3%, 쿠팡 36.3%으로 순위가 바뀐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에 나서면서 올해 대대적으로 협업을 늘린 신세계그룹도 물동량 증가가 예상된다. '범삼성가'인 신세계·CJ그룹은 6월 사업제휴 합의서를 체결했는데, 이 협력으로 이커머스 G마켓과 SSG닷컴 물량을 전담하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주 7일 배송 시작으로 신세계그룹 내년 물량이 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월에는 물류 동맹의 첫 행보 격으로 신세계 계열 이커머스 G마켓과 옥션 주문 상품의 도착일을 보장하는 '스타배송'을 도입했다. 이는 원하는 날짜 배송을 보장하는 서비스다. SSG닷컴은 온라인 플랫폼 핵심인 물류 시스템은 대한통운에 넘길 계획이다. 특히 경기 김포 NEO센터 두 곳과 경기 광주 오포에 지은 첨단 물류센터를 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밖에 대한통운은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 2위인 네이버와 한국 투자를 늘리고 있는 알리 등과도 협업 전선을 구축 중이다. 특히 네이버는 '오늘배송', '내일배송' 외에 주문 후 1시간 내 물건을 받는 '지금배송', 다음날 오전 도착하는 '새벽배송' 등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 시작하면 이런 물량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변화가 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거래액 기준)은 쿠팡이 24.5%로 1위다. 이어 네이버(23.3%), 신세계그룹(SSG닷컴·G마켓·옥션)(10.1%), 11번가(7%), 카카오(5%), 롯데온(4.9%) 등 순이다.
다만 택배노동자들이 주 7일 배송을 두고 추가 인력 투입을 포함한 개선안을 요구하면서 당장 내년 시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대한통운 측은 주 7일 배송에도 택배노동자들의 수입 감소 없는 5일 근무를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노조 측은 근로시간 확대로 과로가 우려된다며 세부 사항 조율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