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존제약의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성분명 오피란제린)가 38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됐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어나프라주를 성인에서 수술 후 중등도에서 중증의 급성통증 조절을 위한 단기 요법으로 사용하는 의약품으로 허가했다고 밝혔다.
어나프라주는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세로토닌 수용체 2A’와 ‘글라이신 수송체 2형’을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이다.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서 다중 타깃을 억제해 진통 효능을 발휘한다. 중독 위험이 큰 기존의 마약성 진통제나, 경증 환자 위주로 활용하는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와 다른 기전이다.
식약처는 “이 약이 수술 후 통증을 겪게 되는 환자의 진통제 선택의 폭을 확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비보존제약은 식약처에 어나프라주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신청 1년여 만에 허가 낭보가 전해진 셈이다.
복강경 대장절제 수술 후 통증 환자 2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 임상 3상에서는 어나프라주 투약군이 위약군과 비교해 평균 35% 높은 통증 감소 효과를 경험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투약 후 발생한 이상 사례는 구토와 메스꺼움 등 대부분 경증이었고, 발생 빈도 역시 위약군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비보존제약은 보령과 어나프라주 국내 출시를 준비해왔다. 올해 4월 보령과 국내 상업화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 비보존이 어나프라주를 완제품 형태로 보령제약에 공급하고 양사가 유통과 판매 역할을 분담해 협력하기로 했다. 비보존의 약물중치료제 등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보령의 투자와 기술이전 등을 위한 논의도 예고했다.
비보존은 경구용 비마약성 진통제 파이프라인도 보유하고 있다. 올해 6월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VVZ-2471’ 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VVZ-2471은 어나프라주의 작용기전을 기반으로 확장 발굴된 신약 후보물질이다. 비보존이 개발을 완주할 경우 주사제와 경구제 포트폴리오를 갖춰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선두 자리를 굳힐 전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은 2022년 29조 원으로 파악됐으며, 오는 2030년까지 3배 이상 성장해 100조 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