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 이달 초 상상인저축은행 실사 완료
부실자산 등 검토 후 인수가 협상 수순
인수 시 자산 1위 SBI 제치고 선두 등극…수익성·건전성 관건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타진 중인 가운데 실사를 예정보다 일찍 마치면서 빠르면 이달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OK금융은 이달 첫째 주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확보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재무상황을 파악하는 등 검토 단계에 착수한 상태다.
상상인저축은행의 부실자산 등 건전성과 수익성을 정밀하게 파악한 후, 인수금액 등에 대한 세부 협상을 거친 뒤 최종 계약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당초 이달 13일까지 진행될 계획이었던 실사 기간이 예정보다 줄어든 만큼 인수 검토, 협상에도 속도가 붙어 이르면 이달 중 인수 여부가 확정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실사 후 세부 검토를 통해서 부실자산 등을 명확히 하고, 가격을 서로 맞추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며 “이달 안에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OK금융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는 저축은행 업계 판도를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OK저축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3분기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13조7843억 원으로 1위 SBI저축은행(14조8211억 원)과 약 1조 원 차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총자산은 2조7554억 원으로, OK저축은행이 상상인저축은행을 합병하면 SBI저축은행을 추월하게 된다.
이에 더해 기존 서울, 광주·전남·전북·제주, 대전·충남·충북 등 3곳 영업권에 더해 상상인저축은행의 경기·인천 영업권을 이어받아 4곳의 영업구역을 확보하게 된다는 점도 유효하다는 평가다.
상상인그룹 역시 최대주주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상인은 2019년 최대주주인 유준원 대표가 금융당국으로부터 허위 보고 등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아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을 위배하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두 저축은행의 보유 주식 처분 명령을 받았다.
상상인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매각 해야 하는 상황이고, OK금융그룹 측에서도 인수 의향이 있는 것은 맞다”며 “피인수 측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수 여부를 가를 분수령은 상상인저축은행의 건전성·수익성과 이에 따른 매각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우리금융지주가 인수를 타진할 당시 상상인이 제시한 매각 희망가는 2500억 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인저축은행의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15.06%로 저축은행 79곳 전체 연체율(8.73%)보다 월등히 높다. 누적순손실도 658억 원으로 업권에서 2번째로 큰 규모다.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22.27%로 업계 평균 11.16%를 크게 넘어선 상황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파는 쪽이야 비싸게 팔고 싶을 것”이라며 “인수 측이 제시한 가격을 수용할지가 관건인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