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윤 대통령에 21일 출석 요구…18일 공수처 출석 안 할 듯
계속 조사 불응시 헌재 탄핵심판서 불리…변호인단 꾸려 대응
‘12·3 비상계엄’ 사태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군 장성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이제 ‘최종 지시자’인 윤석열 대통령 조사만 남겨둔 가운데 수사기관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17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내란 중요 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군사법원에서 발부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예정돼 있었으나, 박 총장이 심사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영장실질심사는 열리지 않았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비상계엄 관련자 대부분은 영장심사를 사전에 포기했다.
박 총장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다. 정치활동 금지와 허위 선동 금지, 언론·출판 통제, 처단 등 내용이 담긴 포고령 제1호는 당시 박 총장 명의로 발표된 바 있다.
검찰 특수본은 비상계엄 사태 수사와 관련해 우선 김 전 장관과 군 수뇌부에 대한 신병확보에 주력했다. 8일 김 전 장관을 긴급체포한 뒤 9일에는 윤 대통령과 내란 공모 혐의를 적시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국회 등에 군 요원들을 보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 체포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 대해 1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15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의 신병확보에 나섰다. 김 전 장관과 박 총장을 포함에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사령관 모두 구속됐다. 사실상 내란 우두머리(수괴)인 윤 대통령 신병확보만 남은 셈이다.
검찰이 윤 대통령에 대해 전날 2차 출석 통보를 한 건 이들의 진술 등이 토대가 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소환에 또다시 응하지 않으면 3차 소환이나 체포영장 청구 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도 윤 대통령에 대한 신병확보를 고심하고 있다.
공조본은 전날 윤 대통령에 대한 출석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대통령실‧한남동 대통령 관저 등을 찾았지만, “소관 업무가 아니다”라는 답만 듣고 발길을 돌렸다.
공조본은 인편과 별개로 전날 특급등기를 통해 출석요구서를 함께 발송했는데, 이마저도 이날 윤 대통령이 수취를 거부하면서 반송 처리됐다. 공조본이 출석 날짜로 제시한 18일에 윤 대통령이 공수처로 향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공조본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 측이 내일(18일) 출석 요구에 불응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검찰이 통보한 21일 출석요구에 응할지도 미지수다.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 구성에 관여하는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21일 출석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의 소환 불응이 길게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검찰 등의 조사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헌법 수호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파면 결정 이후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내란죄 성립 요건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윤 대통령 측은 수사와 헌재 탄핵심판 등을 구분해 법률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