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의 동박 사업 투자사인 SK넥실리스가 폴란드 정부로부터 보조금 1960억 원을 확정 지으며 재무구조 개선에 탄력을 받게 됐다.
SKC는 26일 SK넥실리스가 폴란드 정부로부터 유럽연합(EU)의 ‘한시적 위기 및 전환 프레임워크(Temporary Crisis and Transition Framework·TCTF)’ 보조금 약 5억4500만 즈워티(약 1950억 원)을 받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TCTF는 EU의 탄소중립 전환 정책인 ‘그린딜’의 일환으로, 전기차ㆍ배터리 등 저탄소 추진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규제를 완화하는 게 골자다. 이미 이탈리아ㆍ스페인ㆍ독일 등 유럽 주요국에선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SK넥실리스는 국내 배터리 소재사로는 최초로 EU의 TCTF 보조금을 받았다. 폴란드 정부가 지급한 단일 보조금으로도 최대 규모다. 이번 보조금을 통해 폴란드 공장 기반의 산학 협력과 연구개발(R&D) 등 중장기 파트너십 강화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SK넥실리스는 보조금을 바탕으로 완공을 앞둔 현지 공장 운영 전략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SK넥실리스는 2022년 말레이시아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생산 거점으로 폴란드를 점찍고 9000억 원을 투자해 연산 5만 톤(t) 규모의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SKC 관계자는 “재무 건전성 강화에도 탄력을 받게 된 만큼 유럽 시장 수요 회복에 맞춰 공장을 즉각적으로 가동하는 등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이후 시장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C가 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반도체 유리 기판 사업 투자사인 앱솔릭스는 지난달 미국 정부로부터 R&D 보조금인 국가 첨단 패키징 제조 프로그램(NAPMP) 보조금 1억 달러를 확보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생산 보조금 7500만 달러를 받았다.
SKC는 매출의 양대 축인 배터리 소재와 화학 사업의 부진이 길어지며 8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재편이 시급한 가운데 외국 정부로부터 잇달아 보조금을 받으며 재무구조 개선에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다.
사업 재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캐즘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동박 사업은 올해 예정됐던 폴란드 공장 가동 시점을 늦추고, 북미 공장 계획을 연기하는 등 투자 속도를 조절한다.
반도체 소재 자회사 SK엔펄스는 최근 CMP패드(웨이퍼 식각용 패드) 사업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고, 반도체 후공정ㆍ부품 사업을 물적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올 초에는 파인세라믹스 사업부를 양도했다. SK넥실리스는 박막 사업을 사모펀드 어펄마캐피탈에 매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