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사무총장, 탑승대기실서 구사일생
이스라엘 “사나 공항, 후티 반군 군사시설”
유엔 “공항은 민간 인프라”
28일(현지시간)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영국 BBC라디오에 출연해 “(사고 당시) 근처에서 큰 폭발음이 들렸고 이후에 또다시 들렸던 것 같다”며 “소리가 너무 컸다. 귀가 터질 정도였다. 지금도 귀가 울린다”고 말했다.
또 “우리 옆에 있던 출발 라운지가 공격을 받았고 나중에는 관제탑도 피격됐다”며 “매우 혼란스러웠다. 사람들이 어지럽게 돌아다녔고 도처에 피신할 곳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미사일이 약간만 빗나갔어도 우리 머리 위로 날아왔을 수도 있었다”며 “동료들은 우리가 간신히 죽음을 모면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사나 공항은 26일 이스라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스라엘은 공항이 후티 반군이 소유한 군사시설이며 반군의 공격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밝혔지만, 공습 당시 여객기와 민간인이 대기 중이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질타를 받고 있다. 공습으로 최소 6명이 죽고 2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공격을 받은 곳으로부터 불과 300m 떨어진 탑승대기실에 있어 화를 면했다.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대신해 유엔 직원 석방 요구와 현지 인도주의 평가를 위해 예멘을 찾은 상황이었다.
사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줄리엔 하네이스 유엔 예멘 인도주의 최고책임자는 “한낮에, 민간인 거주 지역에, 에어버스320이 착륙하기 직전에, 유엔 관계자가 있는 상황에서 공습이 일어났다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며 “공항은 민간 인프라다. 공항이 마비되면 인도적 활동이 마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