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30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관련 확률상 희박한 여러 문제점들이 동시에 겹친 비극으로 보인다면서 항공업종 투자판단에서 단기 이익 전망이 의미 없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참사는 착륙 허가부터 사고까지 10여분 밖에 걸리지 않았을 정도로 상황이 매우 급박했던 만큼 다양한 가능성과 의문점이 제기되는데, 어느 한가지 요인만으로 설명하기에 불충분해 보인다”면서 “버드 스트라이크로 양쪽 엔진이 모두 고장났는지, 유압계통 문제로 랜딩기어가 전개되지 않았더라도 다른 보조수단들이 있는데 착륙 속도를 줄일만한 조치들이 작동하지 않았는지 등 일반적이지 않은 정황들이 존재한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일단 정부 브리핑에서 언급되었듯 엔진 고장으로 랜딩기어까지 작동하지 않은 경우는 통상적이지 않아, 두 문제가 동시에 발생했을 가능성도 열어둬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또한 조류 충돌만으로 이 정도 인명피해로 이어졌던 사례는 없었으며 활주로 이탈 후 충돌이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8km로 정상적 상황에서 B737 기종 착륙에 문제가 없지만 동체착륙과 같은 비상시 대처에도 적합했는지는 다른 문제”라면서 “김포공항(3.6km) 만큼 길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지 안타까움이 남는 부분으로, 이번 참사는 확률적으로 사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여러 문제들이 동시에 연이어 겹치며 발생한 비극”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연구원은 “정책당국이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려면 최소 6개월, 현실적으로 1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회적 불안감이 해소되려면 이보다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불안정한 국내 정세 및 경기과 맞물려 이번 참사로 항공여객 수요에 타격이 불가피하며 정부와 공항, 항공업계 모두 사고 수습과 안전장치 강화에 더 전념해야 할 시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