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에 신속 시신 인도
서울시 “시민과 함께 애도”
검찰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검안‧검시를 신속히 진행, 피해자 유가족에 대한 시신 인도 절차를 빨리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합동 분향소를 설치‧운영한다. 또한 연말연시 행사를 축소하고 시민들과 함께 애도하면서 차분히 새해를 맞이할 예정이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변사자 검안과 검시를 위해 전남 무안국제공항 현장에 파견된 검사들에 관한 지휘는 곽영환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장이 맡고 있다. 최단시간 내 검시를 완료하고자 구두 지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안 및 검시에는 약 20명의 검‧경 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부터 목포지청에서 검사 2명과 광주지검 검사 4명 등 검사 6명을 비롯해 수사관 4명이 상주하면서 검시를 진행해 왔는데, 검시 인력이 부족하다는 현장 애로 사항을 받아들여 두 배 가량 확충됐다.
검찰 사고대책본부는 검안과 동시에 검시를 실시하고 있다. 검시까지 마치고 변사 지휘서가 작성된 건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유족에게 사체가 인도되도록 협의 중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의하면 참사 이틀째를 맞은 30일 오전 8시 35분 현재 사망자 179명 가운데 141명의 신원이 잠정 확인됐다.
대검찰청은 사고 당일인 29일 이종혁 광주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했다. 사고대책본부에는 광주지검 형사3부‧공공수사부, 광주지검 목포지청 형사2부 등 3개 팀 검사 총 16명이 배치됐다.
우선 검찰은 사고대책본부를 중심으로 경찰‧소방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피해자들에 대한 신속한 신원 확인 및 변사체 검시 △피해자 및 유족에 대한 적극적 지원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초기 대응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수사본부장인 나원호 전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이날 오후 무안공항 2층 로비에서 브리핑을 열고 “늦어도 내일(31일) 오전까지는 전체 시신의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신원 확인이 늦어지는 이유로 시신 훼손이 거론된다. 나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시신들이 온전치 않아 유전자(DNA) 검사가 필요하다”며 “검체를 채취하고 이를 배양하는 등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해 신원 확인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전국 18개 검찰청은 2022년 10월 31일 오전 8시 30분 기준 희생자 154명 전원에 대해 검시 절차를 완료한 바 있다. 대검이 야간에 발생한 이태원 참사 이튿날 30일 새벽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한 지 이틀 만이다.
시신 인도 절차가 마무리 되는대로 검‧경은 철저한 사고 원인 및 진상 규명을 위한 수사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서울시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31일 오전 8시부터 내년 1월 4일 오후 10시까지 서울시청 본관 정문 앞에 설치‧운영한다. 정부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29일부터 내달 4일까지 7일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서울시 연말연시 행사도 대폭 축소됐다. 31일 밤 11시부터 내년 1월 1일 새벽 1시까지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 진행하는 ‘제야의 종 타종행사’는 공연과 퍼포먼스 없이 타종식만 열린다. 타종 순간 보신각 뒤 지름 30m의 태양이 떠오르는 ‘자정의 태양’을 보며 시민들과 함께 조의와 애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광화문에서 진행되는 카운트다운 행사 역시 소리 없이 영상만 상영하고, 조명 쇼는 취소한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평소와 같은 회차로 운영하되, 국가애도기간에는 음악 없이 조용하게 진행한다. 31일 ‘한강한류불꽃크루즈’도 취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