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현대차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순매수액은 총 2조7419억 원이다. 순매수 2위인 SK하이닉스(1조6862억 원)와도 큰 격차를 보인다.
다만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연중 고점에 비해서는 하락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6월 말 장중 29만9500원까지 오르며 30만 원 돌파 기대감까지 나왔지만, 현재는 21만2000원대로 내려왔다. 이에 지난해 현대차 주가 상승률은 총 4.18%에 그쳤다.
주가 하락은 트럼프의 보편 관세 리스크, 경기 침체 등의 영향이 크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약대로 모든 수입국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는 일이 현실화하면 대표적인 수출기업인 현대차 실적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중론이다.
글로벌 금융정보 제공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은 미국이 한국에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면 현대·기아차는 기존보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최대 19%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수출주인 현대차가 고환율 시대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도 많다. 올해도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가 높은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매출액은 279조9141억 원, 영업이익은 28조1926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각각 6.6%, 5.4% 늘어난 수준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도에 이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 관세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다”면서도 “우호적인 환율 효과 지속 및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HMGMA) 가동을 통한 효과적 대응을 예상한다”고 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제너럴모터스(GM), 웨이모(Waymo)와의 하드웨어 파트너로 성장 및 미국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면서, 관세 리스크 완화를 예상한다”며 “폭스바겐(VW), 닛산·혼다 등 경쟁사의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신차 사이클 돌입과 신공장 가동으로 미국 시장 점유율(M/S) 확대를 기대한다”고 했다.
주주환원 정책 기대감이 커진 점도 호재다. 현대차는 지난해 주당 배당금 최소 한도를 연간 1만 원으로 설정한 데다, 3년간 자사주를 4조 원가량 매입하기로 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