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
삼성 미래로봇추진단장 임명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휴머노이드 등 로봇 사업을 미래 대표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국내 대표 로봇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 경영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표이사 직속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미래로봇추진단장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인 오준호 명예교수를 영입했다.
오 교수는 세계 최초로 다섯 손가락을 각각 움직일 수 있고, 한국 최초의 두 발로 걷는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개발한 우리나라 로봇 대부다. 휴보(HUBO)는 휴머노이드(Humanoid)와 로봇(Robot)의 합성어다. 2004년 12월 당시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오준호 교수팀이 개발했다.
휴보는 키 120cm, 몸무게 55kg의 아담한 사이즈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당시 APEC 20여 개 정상들과 만나며 로봇외교사절 역할도 톡톡히 했다.
오 교수는 해외의 여러 공과대학에서 연구 목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구입하겠다는 문의를 받으면서 2011년 제자들과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창업했다. 창업 회사는 202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오 교수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을 맡으며 회사의 연구·개발을 총괄해 왔다.
회사는 인간형 2족 보행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핵심 부품 및 요소 기술을 내재화해 보유 중이다. 복잡한 지형을 보행 할 수 있는 보행기술과, 보행제어 알고리즘을 기본 탑재하고 백플립, 점프 등과 같은 다이나믹한 모션까지 수행한다. 또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인간형 2족 보행 로봇 개발을 통해 확보한 핵심 부품 및 요소 기술을 활용해 협동 로봇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휴보는 일본 혼다의 아시모, 현대차가 인수한 미국 보스톤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플랫폼과 더불어 인간형 2족 보행 로봇 플랫폼으로 전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측은 “자동차의 F1 머신이 자동차 기술의 정점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처럼 인간형 2족보행 로봇은 로봇 공학의 정점에 있는 로봇 플랫폼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지난해 본지와 인터뷰에서 “2족 보행 로봇은 95%가 전기용이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세계에서 한두 군데만이 시도하고 있는 유압용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기용 2족 보행 로봇은 상대적으로 다루기 쉽지만 큰 힘을 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유압용 2족 보행 로봇은 우리나라에서 아무도 시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오 교수는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에서는 우리나라가 많이 뒤졌지만, 앞으로 펼쳐지는 시장인 협동 로봇, 서비스 로봇, 사회형 로봇 등 새로운 로봇들에 대해서는 앞서나갈 수 있도록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열심히 할 것”이라며 “놓쳤던 기회를 살려 로봇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해외 출장인 오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귀국 후에 뵙겠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35.0%로 늘리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연결재무제표상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 10.22%를 590억원에 매입한 데 이어 같은해 3월 278억원을 들여 지분을 추가 매입하고 콜옵션 계약도 맺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