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美 증시 랠리 등 원인으로 지목
전문가 “미국 상승 동력 약화…신흥국 인도 주목”
국내자금이 북미 펀드로 모이고 있다. 대부분의 주요국 펀드에서 자금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수익률이 북미 펀드보다 우수해도 자금이 이탈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달러 강세와 신흥국의 불투명한 경제 전망 등이 요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전문가는 북미 펀드 상승에도 틈새가 있으며 신흥국 투자가 간극을 메울 수 있다고 전했다.
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일 기준 최근 1개월간 북미 펀드에 2조2088억 원이 순유입됐다. 반면 같은 기간 신흥아시아를 제외한 모든 주요국 펀드에서는 순유출이 지속됐다. 중국 펀드에서 가장 큰 규모인 2116억 원이 빠져나갔다.
특히, 신흥국 중 1년간 1조 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된 인도 펀드가 1개월 기준 순유출로 전환됐다. 인도는 경제와 인구 면에서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성장이 전망된다는 점이 두드러지며 최근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은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인도의 2025년 성장률은 6.5%로 예년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자금 유출을 막지는 못했다.
펀드 수익률도 자금 유출을 막을 수는 없었다. 브라질과 중남미를 제외한 주요 국가 펀드는 1개월 기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중국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3.60%로, 동 기간 2.83%를 기록한 미국 펀드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달러 및 미국 증시 랠리가 북미 펀드로 자금을 유입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3일 장중 109.55까지 오르며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 강세는 신흥국 기업들의 달러 표시 부채 부담을 증가시키고, 수입 물가를 자극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
미국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종합지수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의 장기채 금리가 오르는 것도 자금을 끌어모으는 유인으로 풀이된다. 관세 부과를 통한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트럼프 2기 정책이 신흥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한몫했다.
다만, 전문가는 미국의 독주에도 빈틈이 있으며, 신흥국에 투자 기회가 남아 있다고 조언했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기인 만큼 여타국 대비 상대적 우위가 지속할 전망이지만 상승 동력은 약화된 상황”이라며 “신흥국 증시에서 인도 재진입을 검토해 볼 시기로, 기업 이익 전망 개선세는 아직 부진하나 최근 약세가 지속하면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으며 미국발 관세 전쟁의 최대 수혜국인 점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