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국 제재 美·협력 구하는 中...입지 좁아진 韓 생존전략

입력 2025-01-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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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美, 우려국 제재 수위 높여
中ㆍ러 이어 인도ㆍ태국 등도 포함
中, 러ㆍ싱가포르 등과 협력 강화
엔비디아 칩에 70억 달러 투자
韓, 미ㆍ중 사이서 전략적 접근을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AI 초격차를 유지하는 미국은 우려국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고,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중국은 비서방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AI로 번진 미중 패권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와 국영은행 스베르방크에 중국과 AI 분야에서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 크렘린궁은 홈페이지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AI 분야의 기술 연구 및 개발에서 중국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의 ‘AI 우방국’ 확대 기조에 따른 것이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AI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반도체 등 AI 핵심 하드웨어 수출이 끊기면서다.

이에 러시아는 비서방국가들과 AI 수출입 분야에서 협력해 서방의 제재를 우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달 브릭스(BRICS) 회원국과 ‘AI 동맹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기적으로 대화하며, 시 주석도 AI 이니셔티브를 지지한다”며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국가들은 물론 독립국가연합(CIS),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브릭스 등 파트너들은 혁신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들의 개발을 지원하며, 러시아 기업들이 전 세계를 위한 AI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지원한다”고 했다.

중국도 싱가포르, 베트남, 헝가리 등 제3국을 향한 ‘뒷문’을 열어두었다. 디인포메이션, 벤징가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바이트댄스는 동남아시아 등을 통해 엔비디아의 AI 칩을 구매하고 있다. 또, 바이트댄스는 엔비디아 GPU를 확보하기 위해 올해 7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엔비디아 칩을 중국이 아닌 해외에서 직접 활용하기 위해 동남아시아와 유럽에 데이터센터도 건설한다.

이를 토대로 중국은 바이두, 알리바바, 화웨이, 텐센트 등 세계 100대 인공지능 기업에 포함되는 선도기업을 배출했다. 딥시크는 671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오픈 소스 LLM ‘딥시크 V3’를 개발했다. 이는 오픈소스 사상 최대 규모의 LLM이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자사 LLM 가격을 최대 85%까지 인하해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반면, AI 초격차를 수성하고 있는 미국은 중국, 러시아 등 우려국에 첨단기술과 우수인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제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부터 우려국인 중국의 반도체, AI, 양자컴퓨팅 분야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한다. 또,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첨단 기술과 장비를 공급한 기업과 개인에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제재 대상엔 중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인도, 태국, 튀르키예, 스위스 등도 포함됐다.

이에 업계에선 우리나라도 글로벌 AI 패권경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등 우려국을 AI 협력에서 고립시키는 미국과, 천문학적 금액으로 소버린 AI를 구축하는 중국 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선엽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부연구위원은 “AI 산업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중 첨단기술 기업 간 협력 채널을 확장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AI 선도국과의 통상 협상에 있어 장벽으로 작용할 만할 기술 요인을 식별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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