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리메드는 자기장, 와이브레인·뉴아인은 전기
적응증, 기존 정신질환서 암·당뇨·안과질환 등으로 확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발전하며 자기장·전기·초음파 등을 활용해 치료하는 전자약이 주목받고 있다. 적응증도 개발 초기 정신질환에서 비만, 당뇨, 암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서도 전자약 처방이 활발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 등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기업의 전자약 개발이 활발하다. 전자약은 인체 특정 부위를 직접 자극해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기기다. 기존 의약품과 달리 부작용이나 오남용 위험이 적고, 약물 복용이 어려운 환자도 치료받을 수 있어 접근성이 높다.
국내에서는 리메드, 와이브레인, 뉴아인이 대표주자다. 이들 기업은 전자약을 처방‧판매 중이거나 해외에 진출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3개 기업은 특정 부위를 자극해 치료하는 원리는 비슷하지만, 자극원이 다르다.
국내 1호 전자약 상장기업 리메드는 자기장을 활용한 경두개자기자극기(TMS) 전자약을 개발하고 있다. TMS는 코일 내에서 변화하는 전류를 생성해 발생한 자기장을 이용한 기술이다.
리메드는 TMS 기술로 뇌재활(뇌질환 치료‧재활), 만성통증치료(각종 근골격계 통증 치료), 에스테틱(근력 강화) 사업군에서 15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191억 원, 영업이익 13억 원을 달성했다. 이중 해외 매출(139억 원) 비율이 80%에 육박한다.
주력 제품은 국내 최초로 FDA 허가를 받은 우울증 전자약 ALTMS다. 국내 대형 병·의원 500여 곳에서 사용 중이며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30개국 이상 수출했다. 또 FDA 허가를 받은 만성통증 치료용 신경자기자극 장비 ‘살루스 탤런트 프로(Salus Talent-Pro)’와 ALTMS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브레인스팀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리메드는 알츠하이머 개발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TMS를 이용해 4주 동안 치료를 수행한 결과 치매 진단에 중요한 지표인 인지기능 평가척도와 임상치매평가척도가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아 약물치료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와이브레인과 뉴아인은 전기를 자극원으로 사용한다.
와이브레인은 전기 자극으로 뇌 신경의 활성 상태를 조절해 뇌 기능 향상을 돕는 경두개직류자극기(tDCS) 기술을 활용한다. 머리에 전류를 흐르게 해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치료법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우울증(마인드스팀), 편두통(두팡), 스트레스(폴라), 뇌파 측정기 마인드스캔 등을 개발했다.
주력 제품은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이다.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후 이듬해 6월 비급여 고시를 받아 2023년부터 처방했다. 현재까지 마인드스팀은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140개 병원에 도입됐고, 누적 처방 9만 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6월에는 편두통 전자약 두팡이 FDA 허가를 받으며 올해 미국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도인지장애, 불면증,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조현병 등의 전자약을 개발 중이다.
후발 주자인 뉴아인도 전기를 자극원으로 사용하지만, 부위에 따라 다른 기술을 사용한다. 말초신경계 중 삼차신경을 전기로 자극하는 삼차신경자극(TNS), 삼차신경 외 각막‧망막 등 재생 목적으로 적용되는 전하 중립형 대칭 펄스 신경자극(CBSPNS), 전기장으로 원하는 부위를 자극하는 교차 펄스 전기장 자극(APEFS)이다.
이 기술로 신경활동조절, 조직재생유도, 세포증식억제로 분야를 나눠 전자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중 성과를 올린 건 신경활동조절 분야로 편두통,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전자약이 FDA 승인을 받았다.
뉴아인은 두 기업과 달리 처방보다는 약국이나 온라인을 통해 판매한다. 편두통 전자약은 동아제약과 손잡고 판매 중이고, ADHD는 올해 7월 출시가 목표다. 조직재생유도 분야에서는 각막‧망막질환을, 세포증식억제는 암 전자약을 개발하고 있다.
한편 전자약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시장 조사 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글로벌 전자약 시장 규모는 2029년 336억 달러(약 5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술보증기금는 올해 국내 전자약 시장 규모가 43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