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약속에도 끝 모를 中펀드 추락

입력 2025-01-0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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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2거래일 만에 펀드 설정액 820억 빠져
ETF도 자금유출…3배 인버스 베팅까지
트럼프 관세, 재정지출 효과 상쇄 우려

▲2019년 6월 29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찾은 일본 오사카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만났다. 오사카/AP뉴시스
▲2019년 6월 29일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찾은 일본 오사카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만났다. 오사카/AP뉴시스

중국 당국이 새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비쳤지만, 국내 투자자 탈중국 행보는 여전히 거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국 무역 정책이 중국 증시에 가져올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해 자금을 빼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일부터 3일까지 국내 출시 185개 중국 펀드 설정액은 819억 원 줄었다. 최근 6개월(-1조375억 원), 3개월(-5770억 원), 1개월(-2116억 원)에 이어 감소 추세를 유지 중이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4분기부터 부진을 끊고 급등했다. 당국 부양책 기대감에 힘입어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연초 대비 13.14%, 7.32% 상승했다. 중국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3조 위안(약 600조 원) 규모의 특별국채를 발행하는 등 재정을 적극적으로 풀 예정이다.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향해 식은 국내 투자심리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도 지난해 말 중국 증시 상승세를 매도 기회로 삼았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개인은 'TIGER 차이나전기차SOLAACTIVE'를 1848억 원어치 던졌다. 국내 전체 상장 ETF 중 2번째로 큰 순매도 규모다.

중국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3일까지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는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중국50 지수 일일 수익률을 역으로 3배를 추종하는 '3배 인버스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베어 3X 셰어즈 ETF'를 4040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트럼프 당선인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을 대상으로 한 무역장벽이 현실화하면 중국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결과로 분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임에 성공하면 중국산 수입품에 6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초임 시절에도 중국산 평균 관세율을 3.8%에서 19.3%로 인상했다.

미·중 무역 전쟁 경계감은 연초 이후 중국 증시 조정으로 나타나고 있다. 3일 기준 상하이와 선전에 상장된 중국 우량주 300개로 구성된 CSI300 지수는 연말 대비 4.05% 하락했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중국은 관세 인상, 우회수출 차단, 신흥 제조업 견제에 직면했다”라며 “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환율, 외국인 수급 등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월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정책 기대감이 극대화할 수는 있지만, 단기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양책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자제해야 한다”며 “과거와는 달리 중국 도시화율 상승 등으로 신규 투자의 효율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커서 광범위한 낙수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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