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유가도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페인트 업계가 상황을 긴장감 있게 바라보고 있다.
7일 페인트 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은 보유한 재고를 통해 현시점에서는 영향을 크게 받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한 페인트 업체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시점부터 국내, 해외로 구매처를 다각화해 고환율에 최대한 대비했고, 비축분이 있어서 당장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고환율이 길어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재고분을 가지고 있어서 현재 단계에서는 당장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이번 달까지만 지속해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는데 고환율, 고유가가 지속하면 품질 다변화, 이원화를 찾아봐야 한다”고 짚었다.
페인트 업계는 지난해 내수 침체,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루페인트 매출액은 3분기 기준 5
9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삼화페인트 4735억 원으로 0.76%, 강남제비스코는 4800억 원으로 0.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12월부터 환율이 급등하면서 올해도 도약에 족쇄가 채워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수입하는 양이 많지는 않은데 국내 원자재 업체도 수입을 하다 보니 영향을 받는다”며 “장기간 지속한다고 하면 원재료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영업이익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통상 6개월 정도 버틸 재고를 비축하는 만큼 비수기인 동절기를 지나 봄, 가을 성수기까지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면 실적 영향이 가시화될 수 있다. 페인트 업계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진출로 돌파구를 마련할 방침이다.
노루페인트는 지난해 이차전지 음극용 바인더, 방열 마감재‧접착제, 난연 실리콘 폼 등 13개 제품을 선보였다. 또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우주항공·방산용 실란트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화페인트는 리튬이차전지용 전해액 첨가제를 안정적이고 고순도로 제조할 수 있는 신규 제조 방법 특허를 취득했다.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도 내놓고 있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이차전지 소재도 개발해놓고 계속 테스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부가가치 도료도 강화해서 영업이익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남제비스코는 이차전지 파우치용 접착제, 이차전지 과열을 막는 방열 소재 등을 개발했다. 강남제비스코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