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시대 도래... 정책 기조가 M&A 시장 주요 변수
국내 주요 회계법인의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올해 가장 거래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하는 섹터(업종)로 K뷰티와 헬스케어를 꼽았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산업 관련 정책 기조가 M&A 시장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7일 본지는 국내 M&A 전문가 5인에게 올해 M&A 시장 전망을 물었다. 하병제 삼정KPMG M&A 센터장은 “기업들이 단기간 내에 국내외 거시(매크로·macro) 상황이 호전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적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재무적으로는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올해도 전략적투자자(SI)들의 사업 재편에 따른 매물들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범 EY한영 M&A 솔루션 공동 리더는 “경기악화가 우려되지만 사모펀드(PE)들은 여전히 드라이파우더(투자여력)가 많은 상황이라 M&A 시장은 회복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딜로이트안진 전략·재무자문본부장도 “대기업들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핵심 사업 강화 및 미래 성장 동력에 투자하기 위한 구조조정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봤다.
올해 M&A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하는 산업으로 화장품과 미용의료기기 등 K뷰티를 지목했다. 정경수 삼일PwC M&A 센터장은 “국내 M&A 시장에서 투자 섹터 쏠림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유망 섹터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 확장성이 높은 뷰티나 바이오·헬스케어를 우선으로 꼽을 수 있으며 ESG 차원의 환경·리사이클링 영역 역시 유망 섹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범 리더도 “화장품과 미용의료기기 등 K뷰티와 K푸드 관련 회사들에 대한 M&A가 지속해서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출기업들은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남 본부장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고려한 M&A를 추진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추세를 보이면서 ESG 중심 M&A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경쟁력을 회복한 K뷰티 산업의 경우 여전히 활발한 M&A 거래를 예상한다”고 했다.
다가올 트럼프 2.0 시대가 M&A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보편 관세 등에 따라 명암이 갈리는 산업이 나올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M&A 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경수 센터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국내 산업의 명암은 엇갈릴 것이라며, 이는 딜 진행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IRA 축소·폐지, 고율 관세 때문에 전기차를 포함한 국내 자동차 시장은 불확실성이 높아진 반면, 글로벌 동맹 약화에 따른 각국 군비 확대로 국내 조선업을 비롯한 우주·방산 영역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병제 센터장도 “트럼프 정부가 출범 후 보편관세 부과, IRA 인센티브 축소, 중국과의 무역전쟁 지속·강화 등의 정책을 실제로 강력하게 실행한다면, 조선·원자력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한 우리나라 산업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리와 환율의 움직임이 M&A 시장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M&A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남 본부장의 경우 “미국 내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 예정인 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회사 및 산업의 M&A가 기대된다”면서 “관세, 기타 규제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의 경우 투자 유치 등으로 자본시장에서 체력을 보강할 수 있어 관련 회사의 신주 투자 등 딜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창걸 서현회계법인 M&A 리더도 “트럼프 효과는 긍정적으로 예상한다”면서 “미국 등 해외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