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86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는 지난 2023년 5월 이후 줄곧 강세를 보였지만 매맷값 상승 둔화와 거래량 급감으로 결국 하락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보합(0.0%)을 지속했고, 전국 아파트값은 이번 주 기준 8주 연속 하락했다.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1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보합에서 0.01%포인트(p) 내린 –0.01%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5월 15일 –0.06%를 기록한 이후 86주 만의 하락 전환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5월 넷째 주부터 82주간 상승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셋째 주(16일 기준) 보합 전환됐고, 이번 주 하락을 기록했다.
실거래가 하락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59㎡형 12층 매물은 지난 4일 5억4600만 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지난해 12월 최고 6억7000만 원에 11층 매물이 전세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2400만 원 하락한 수준이다. 인근 고덕 아르테온 전용 59㎡형 역시 5억 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최고 7억 원 수준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1억 원 이상 내린 셈이다.
송파구에선 헬리오시티 전용 84㎡형이 지난해 12월 28일 6억56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갱신했다. 이곳 역시 평균 8억 원 안팎에 전세계약을 체결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전셋값 하락이다.
부동산원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학군지 등 주거 여건이 양호한 선호단지 위주로 일부 상승거래가 체결됐지만, 입주 물량 영향이 있는 지역과 구축 위주로 거래가격이 하락하면서 보합에서 하락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에 이어 보합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기준으로 41주 만에 보합으로 돌아선 뒤 2주 연속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역별로 엇갈렸다. 서초구는 0.03%로 지난주와 같은 수준의 상승 폭을 보였다. 반면 강남구는 전주 대비 0.02%p 내린 보합을 기록했고, 송파구는 0.03%p 내린 0.03%로 집계됐다. 강동구는 –0.02%로 전주와 같은 수준의 낙폭을 보였다.
노원구(-0.01%)는 지난주보다 0.02%p 상승해 낙폭을 줄였다. 강북구 역시 전주 대비 0.01%p 오른 –0.01%로 나타났다. 도봉구(-0.02%)는 지난주와 같은 수준의 하락 폭을 보였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2%로 지난주와 같은 수준의 내림세가 지속됐다. 인천은 전주보다 0.02%p 오른 –0.07%로 조사됐다. 경기도는 지난주보다 0.01%p 오른 –0.01%로 나타났다.
전국 기준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와 같은 –0.03%로 집계됐다. 지방은 전주보다 0.01%p 더 내린 –0.05%로 기록됐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는 계속 하락하고, 월세는 계속 오르고 있다. 이는 임대 수요가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간 것”이라며 “이는 전세대출 금리가 최근 많이 올라 수요자들이 월세를 택하는 비중이 커진 것으로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전세대출 금리는 더 오를 전망으로 이러면 전세 수요자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전세가 더 하락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