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가 스포츠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제네시스가 공식 후원하는 TGL(Tomorrow’s Golf League)이 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에서 화려한 막을 올리며 전 세계 골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TGL은 골프계의 전설인 타이거 우즈와 그의 절친 로리 매킬로이가 손잡고 기획한 혁신적인 리그로, 스크린골프와 최첨단 기술과 실제 필드의 경험을 절묘하게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경기다. 기존 스크린골프의 한계를 뛰어넘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융합한 TGL은 스크린골프 대중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골프공을 추적하는 스크린은 일반 스크린의 24배에 달하고 경기장은 일반 실내 농구장보다 크며, 실제 필드와 유사하게 조성됐다. 해당 경기장에서는 실내 농구 게임을 직관하듯 소리를 지를 수 있고, 파티 분위기의 음악까지 즐길 수 있다. 기존의 야외에서 치러지던 필드 골프와는 차원이 다른 시스템이다.
'신개념' 스크린골프라고 하는 이유는 최첨단 혁신 기술이 녹아 있어서다. 경기는 일반 스크린 골프에서 사용되는 것보다 24배가 큰 가로 19.5m, 세로 16m 규격의 초대형 스크린으로 진행된다. 실제 스크린은 일반 건물 5층 높이 수준으로 삼성전자의 작품이다. 이 초대형 스크린으로 선수의 스윙과 공의 궤적을 정확히 측정해 현실감 넘치는 환경을 제공한다.
'TGL'은 스크린골프 형식으로 진행되며, 핀까지 거리가 50야드(약 45m) 이내인 경우에는 그린존으로 이동해 경기를 펼친다. 경기장 내 그린존은 2087㎡(약 630평)으로 실제 잔디로 만들어졌으며, 매 홀마다 지형에 따라 경사도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TGL이 단순히 골프를 일반 스포츠에서 벗어나 e스포츠와 경계를 허무는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한다.
현지시간 7일부터 3월 25일까지 미국 플로리다 소재 ‘소파이(SoFi) 센터’에서 진행되는 ‘TGL’에는 PGA 투어 정상급 선수들로 구성된 6개 팀이 출전해 총상금 2100만 달러(한화 약 305억 원)를 걸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총 15홀로 구성되는 경기 중 첫 9개 홀은 같은 팀 선수 3명이 한 개의 공을 번갈아 치는 트리플 방식의 단체전으로, 나머지 6개 홀은 한 선수가 2홀씩 맡아 일대일 대결을 펼치는 개인전으로 진행된다. 각 팀은 4명의 선수로 이뤄지며, 경기에는 3명만 출전한다.
승패 방식도 새롭다. 골프 매치플레이나 스트로크 플레이와 달리 승리하는 팀은 승점 2, 연장전 패배 팀은 승점 1, 지면 승점 0인 식이다. 연고지 개념도 도입됐는데 투어 정상급 선수 24명이 6개 도시를 대표하게 된다. 팀은 애틀랜타, 보스턴, 주피터, 로스엔젤레스(LA), 뉴욕, 더 베이 등이다. 우즈와 한국 선수로 유일하게 합류한 김주형(22)이 소속된 주피터는 2주차인 14일 출전한다. 매킬로이는 27일 보스턴 소속으로 첫 출전해 우즈의 주피터와 맞붙는다.
'TGL' 첫 시즌은 우승팀을 가리기 위해 10주간 총 20경기를 진행한다. 팀당 5경기씩을 치른 후 상위 4개 팀이 준결승에 진출해 단판으로 승부를 짓고, 3월 25일 3전 2선승제의 결승전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TGL'은 현지시간으로 매주 화요일 저녁 진행되며, 미국과 한국 등 총 113개국에서 중계돼 전 세계 골프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현지 경기를 직관한 반응도 흥미롭다. 해당 경기를 본 관객들은 경기 영상 댓글에 "촌스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게임 진행속도가 빨라 몰입감이 좋다", "스크린으로 보지만 현실 그 자체다", "이런 TGL게임도 일반인도 즐겼으면 좋겠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TGL 경기로 일반 스크린골프도 대중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의 스크린골프는 주로 아마추어 골퍼들이 연습하거나 친구들과 가볍게 즐기는 레저 활동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TGL을 통해 세계적인 골프 스타들이 출전하는 리그 형식의 경기로 인식하고, 스크린골프의 이미지를 혁신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