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1조 넘게 사들여
반도체 이익 전망 회복에 주목
코스피와 코스닥이 올해 주요국 증시 중에서 상승률 1,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코스피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온 것이 고무적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와 2위인 SK하이닉스에 순매수가 집중되면서 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09% 내린 5만6100원에 SK하이닉스는 5.29% 오른 2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하락세를 기록하긴 했으나 연초부터 5% 넘게 올랐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무려 17% 넘게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두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9일까지 삼성전자를 3492억 원어치, SK하이닉스를 813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한 규모가 1조5530억 원으로,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 쇼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은 지난해 주가가 지나치게 빠졌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데 따른 것”이라며 “최근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 하방 압력이 제한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 수출의 선행지표인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12월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국내 증시 하방 경직성을 확보한 상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ISM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12월 49.3(예상 48.2)으로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라면서 “특히 ISM 제조업 PMI의 선행 지표인 신규주문 지수도 11월 50.4에서 12월 52.5로 2개월 연속 기준선을 웃도는 등 국내 증시 하방 경직성은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다만 아직 금리 상단 가늠이 어렵고, 현재 지수 반등을 이끄는 반도체 이익 전망 회복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현재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이 32%대로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인데, 과거에 외국인이 유입되기 시작한 공통 유인은 낮은 환율 변동성과 이익 전망 회복이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지수) 저평가가 극심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완화한다면 외국인들은 매수로 대응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과거 외국인 지분율이 역사적 저점을 기록한 2009년 4월, 2016년 1월 당시 낮은 환율 변동성과 이익 전망 회복이 외국인 자금을 유입시켰으며, 이에 반도체 저가매수 콜은 외국인 매수의 추세성을 확인한 뒤 시차를 두고 해도 늦지 않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