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보유하지 않아…원금 손실 가능성 존재
전문가 "일반ETF와의 차이 인지해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커지면서 스왑(장외파생상품) 계약을 활용한 합성ETF도 주목받고 있다. 다수의 합성ETF가 시장 내에서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비중을 늘려가는 가운데, 전문가는 합성ETF 투자 시 맹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ETF 시가총액 상위 3개 상품 중 합성ETF가 2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3위는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였다. 두 ETF 모두 금리 투자 상품으로, 고금리 상황 속 파킹형 자금 수요가 증가한 효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합성ETF는 총 102개로, 전체 ETF 상품 937개의 1/9 수준이다. 하지만 시가총액 비중은 훨씬 크다. 국내 합성ETF 시가총액은 약 35조 원으로, 전체 ETF 총액의 20%에 달한다.
합성ETF는 증권사와의 스왑 계약을 통해 목표한 지수의 수익률을 받는 형태로 간접 운용된다. 실물 복제가 어려운 해외 주식, 원자재, 특정 지수 등에 쉽게 투자할 수 있게 해 줘, 투자자에게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초 자산을 실물로 보유하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다.
일반ETF는 기초 자산을 직접 보유하므로 운용을 맡은 운용사가 파산하더라도 자산을 보호받는다. 반면, 합성ETF는 스왑 계약으로 운용되다 보니 증권사가 부도나거나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는 거래상대방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담보를 설정하지만, 가치가 충분하지 않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때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스왑 계약 비용 및 추적 오차 문제도 존재한다. 자산운용사는 실질적인 펀드 운용이 이뤄지는 증권사에 일정 수준의 비용을 지급하는데, 이는 ETF가 공시하는 합성 총보수·비용에 명시돼 있지 않다. 또한, 스왑 계약 만기가 도래했지만, 기존 거래를 연장하지 않거나 새로운 거래상대방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 추적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는 합성ETF를 투자할 때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하고, 자산운용사는 관련 내용을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자는 합성ETF와 일반ETF 간 운용방식의 차이를 이해하고, 합성ETF 투자 시 거래상대방 위험, 추적 오차 위험, 스왑 거래에 내포된 비용 수준 등을 별도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합성ETF의 스왑 계약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투자자의 상품 이해도를 높이고 투자 결정을 돕기 위해서는 관련 세부 내용 고시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