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한 기업의 주가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며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밸류업 열풍을 타고 국내 상장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ㆍ매입도 늘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5월 말 밸류업 공시가 시행된 이후 상장사 102개사가 밸류업 공시(본공시·예고공시)를 했다고 9일 밝혔다. 코스피에서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41.5%에 해당하는 85개사가, 코스닥에서는 17개사(시총 비중 2%)가 참여했다.
밸류업 본공시 기업의 주가는 지난해 연초 대비 평균 3.2%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본공시 기업의 주가는 지난해 4.9% 상승하며 코스피지수 수익률(-9.6%)을 약 15%포인트(p) 초과했다. 코스닥 본공시 기업의 주가 수익률은 -9.4%를 기록하며 코스닥지수 수익률(-21.7%) 대비 낙폭이 적었다.
전체 밸류업 공시기업 중 시총 1조 원 이상 기업 비중은 63%(64개사)였다. 초기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금융업종의 비중이 높았으나 시장 대표기업들의 참여로 자본재 등 다양한 업종으로 밸류업 공시가 확산했다. 기업들은 주주환원 제고(84개사), 자본효율성 개선(69개사), 성장성 향상(46개사), 시장평가 개선(29개사) 순으로 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기업 중 84%(79개사)는 이사회 결의·보고를 거쳤으며, 52%(49개사)는 외국인 투자자 소통을 위해 영문공시를 제출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주주가치 존중에 대한 시장참여자와 기업의 관심에 높아지면서 지난해 국내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규모는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자사주 매입은 전년 대비 2.3배(10조6000억 원) 증가한 18조8000억 원으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사주 소각도 2.9배(9조1000억 원) 늘어난 13조9000억 원으로 최근 7년 중 최대였다. 지난해 상장기업의 현금배당 금액은 45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해 배당도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2년차를 맞아 우리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상장기업의 밸류업 공시 참여를 지속 독려하겠다는 계획이다. 밸류업 기업문화 확산을 위해 매년 5월 밸류업 우수기업 표창을 수여하고, 표창기업에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우대, 거래소 연부과금 면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또 밸류업 참여 현황을 종합 점검하고 공시 우수사례를 전파할 수 있도록 밸류업 프로그램 백서도 발간할 계획이다. 공시기업 중심으로 밸류업 지수를 구성하기 위해 6월에는 표창기업 특례 편입 및 공시기업 편입 우대를 실시한다.
거래소는 “국내외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속 홍보하고, 우수기업 공동 IR 개최 등으로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밸류업 공시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 지원 등 다양한 지원 노력을 계속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