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협, 이정도일 줄이야”…모빌리티‧가전 중국이 먼저 치고 나갔다 [CES 2025]

입력 2025-01-12 11:3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중국 기업들 CES서 존재감 두드러져
지커 자동차‧로봇 에이미 등 화제

▲무인 자율주행 차량 웨이모에 설치된 카메라들 (이수진 기자)
▲무인 자율주행 차량 웨이모에 설치된 카메라들 (이수진 기자)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는 전 세계 기업들이 참여해 국가 대항전을 떠올리게 한다. 중국은 그간 기술 발전 속도를 빠르게 올리며 우리나라를 위협해 왔는데, 올해 열린 CES 2025에서도 눈에 띄는 혁신적인 기술을 다수 선보였다. 오히려 우리를 제쳤다는 평가도 있다.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5에서 많은 관람객은 중국이 1년 사이에 얼마나 기술을 끌어 올렸는지, 이번에는 어떤 새로운 것을 가져오는지에 큰 관심을 가졌다.

지난해부터 화제를 모아온 무인 자율주행 차량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중국 기업이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에서 운행 중인 무인 자율주행 차량 ‘웨이모’는 구글 자회사다. 웨이모에 차량을 만들어 납품하는 회사는 ‘지커(Zeekr)’로 중국의 전기차 기업이다. 웨이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차를 완전한 ‘무인’ 택시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웨이모를 시작으로 죽스(ZOOX) 등 후발업체들이 진입하고 기업 중심의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것이다. 지커는 올해 ‘지커 RT(Zeekr RT)’ 양산도 시작한다. 이 차량은 웨이모의 차세대 자율주행 택시로 사용될 예정이다.

▲CES 2025에서 전시된 TCL의 인공지능(AI) 로봇 ‘에이미(AiME)’ (이수진 기자)
▲CES 2025에서 전시된 TCL의 인공지능(AI) 로봇 ‘에이미(AiME)’ (이수진 기자)

중국 가전 기업 TCL은 로봇 ‘에이미 (AiME)’를 최초 공개했다. 50cm 정도 높이의 크기인 이 로봇은 아래에 달린 바퀴를 이용해 이동했다. 이 로봇은 말할 때마다 표정이 바뀌고 입도 자연스럽게 움직여 생동감을 주는 듯했다.

에이미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사용자와 즉석 대화를 이어갔고, 가전과의 연결 기능으로 세탁기를 돌려놓는 등 가사 역할도 어느 정도 수행했다. TCL이 시연을 진행할 때마다 수십 명의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비슷한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는 ‘볼리, LG전자는 ’Q9’을 공개했다. 올해 중 출시를 계획 중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도로는 이들 제품 모두 에이미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 사용자에게 가족 같은 이미지를 주며 생성형 AI로 간단한 업무를 수행하는 정도다. 따라오는 줄만 알았던 중국이 어느새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의 위기감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CES 2025개막 3일째인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중국 로보락 전시관에 로봇청소기 사로스(Saros) Z70가 공개됐다. 로봇 팔을 탑재한 청소기가 양말을 옮기는 모습 (이수진 기자)
▲CES 2025개막 3일째인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중국 로보락 전시관에 로봇청소기 사로스(Saros) Z70가 공개됐다. 로봇 팔을 탑재한 청소기가 양말을 옮기는 모습 (이수진 기자)

이향은 LG전자 HS사업본부 CX담당 상무는 에이미에 대해 “중국의 속도는 정말 대단하고 어떻게든 비슷하게 하려고 하면서도 다르게 보이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며 “좀 더 앞서가는 저희로서는 고민을 깊게 해야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로봇청소기 1위 업체인 중국 로보락의 신제품 ‘사로스 Z70(Saros Z70)’도 인기몰이를 했다. 이 제품은 5축 접이식 로봇 팔인 ‘옴니그립’을 탑재한 최첨단 로봇 청소기다. 옴니그립은 정밀 센서, 카메라, LED 조명을 탑재해 물체의 위치와 주변 환경, 들어 올린 물체의 무게를 정확히 감지한다.

집 안을 청소하다가 근처에 치워야 할 물건이 있으면 집게를 꺼내 이를 다른 곳으로 옮겨주는 기능을 갖췄다. 바닥을 쓸고 닦는 줄만 알았던 로봇청소기가 물건도 치운다는 역발상이다.

로보락 전시장에는 우리나라 관람객을 비롯해 많은 인파가 몰렸다. 한 외국인은 “정말 놀랍다. 아기 키우는 집에서 정말 좋을 것 같다. 빨리 사고 싶다”며 손뼉을 쳤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가 열린 7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내부 모습. (이수진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가 열린 7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내부 모습. (이수진 기자)

다른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 ‘스위치봇’은 로봇청소기 위에 호환이 가능한 테이블이나 조명 등을 자유자재로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단순한 청소 가전이 아닌 그 이상의 역할까지 확대했다.

이번 CES에 전시된 로봇청소기들은 대부분 중국 제품이었다. 한 중국 로봇청소 업체 직원에게 ‘한국에서 중국 로봇청소기의 인기가 높은 이유’를 묻자 “우리도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을 분해하고 많이 연구해봤는데 중국 제품의 롤러 부분이 더 부드럽고 구동이 잘 된다”며 “중국 기업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로봇청소기에 집중하며 제품 품질을 많이 올렸다”고 말했다.

1년 새 빠르게 성장한 중국 기술을 바라보는 우리나라 기업들에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중국의 위협을 인식하는 정도고, 이제는 그 인식을 실제 대응을 위한 실행 단계로 옮겨야하는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가정용 AI 로봇인 이동형 AI 홈 허브 ‘Q9’ (사진-LG전자 뉴스룸)
▲가정용 AI 로봇인 이동형 AI 홈 허브 ‘Q9’ (사진-LG전자 뉴스룸)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밑지는 장사 그만”…롯데면세점, ‘따이궁과 거래중단’ 업계 첫 결단
  • 단독 서울시 ‘패소’ 판결문 보니...‘절차적 하자’로 마포구 소각장 ‘백지화’ 위기
  • 서현, '딱딱' 김정현 사과에 비친 심경…"최후의 승자는 선한 사람"
  • 이준석, 허은아 겨냥해 "시시비비 가려보자"…개혁신당 내홍 심화
  • 넷플, 오겜2에 SBS시리즈까지 인기몰이...셈법 복잡해진 토종 OTT
  • 서학·동학개미 새해 원픽은 ‘애증의 테슬라’
  • 상장리츠 지분 늘리는 자산운용사…매수 기회 왔나
  • 과일·채솟값 고공행진…설 차례상 비용 역대 최대 전망 [종합]
  • 오늘의 상승종목

  • 01.1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1,200,000
    • -0.63%
    • 이더리움
    • 4,865,000
    • -0.31%
    • 비트코인 캐시
    • 657,000
    • -0.61%
    • 리플
    • 3,746
    • +5.7%
    • 솔라나
    • 279,000
    • -0.64%
    • 에이다
    • 1,486
    • +7.14%
    • 이오스
    • 1,189
    • +0.17%
    • 트론
    • 357
    • -2.19%
    • 스텔라루멘
    • 647
    • +5.2%
    • 비트코인에스브이
    • 84,500
    • -3.76%
    • 체인링크
    • 29,880
    • -0.53%
    • 샌드박스
    • 886
    • +0.4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