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풍경] ‘온 데믹’

입력 2025-01-1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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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철 안산유소아청소년과 원장

팬데믹(대유행·pandemic)은 장티푸스, 천연두, 페스트, 콜레라, 인플루엔자같이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현상을 말하며, 코로나19를 떠올리면 됩니다. 에피데믹(국지적 유행·epidemic)은 이런 질병들이 특정지역에만 발생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중국과 홍콩에서 발생했던 중증급성호흡기중후군(SARS), 중동 지역에서 주로 나타났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볼라바이러스감염증이 이에 해당됩니다.

엔데믹(풍토병·endemic)은 질병이 특정 지역에 꾸준히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말라리아, 뎅기열이 대표적입니다. 그럼 ‘온 데믹’은? 이 말은 온 국민이 몸이 아프건, 마음이 아프건, 경제적으로 힘들건, 편안한 사람이 없는 상태를 뜻하며, 제가 만든 용어입니다.

지난 가을부터 아이들에게 고열, 기침, 두통, 복통, 구토를 증상으로 하는 열감기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열감기는 보통 4~5일이면 좋아지는데 일주일 이상 열이 잘 안 떨어질 정도로 심합니다. 한데 이 열감기가 사라지기도 전에 연말부터 아이들뿐만 아니라 전 연령에서 독감이 많이 가 아니라 거의 폭증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의사야 자기 병원에 환자가 많이 오면 수입이 늘어나니 좋은 거 아니겠어요? 하지만 35년간 개인의원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조금도 안 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경제도 안 좋고, 아이들이건 어른들이건 너무 아파하고, 의대증원 사태로 난국에 빠져버린 의료 문제로 저도 아프긴 마찬가지고, 여기에 더해 제주항공 참사까지, 안 아픈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모두들 아프니까 진료를 하면서 안타까운 심정이 들뿐입니다. 그럼 이런 국민들을 누가 보듬고 치료를 해야 할까요? 바로 나라입니다. 그런데 나라는 지금 치료는커녕 국민들을 더 아프게 하는 원인 제공자이니 대체 어디에 누구에게 기댄단 말일까요? 정말 온 데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유인철 안산유소아청소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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