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2000만 원을 넘어섰다. 향후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될 하이엔드 신축 단지의 3.3㎡당 분양가도 4000만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민평형(전용면적 84㎡)' 가격이 덩달아 뛸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14일 부동산 R114에 따르면 부산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356만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3.3㎡당 1526만 원 대비 54.4% 상승한 것으로 서울(77.7%)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부산에서 3.3㎡당 평균 분양가가 2000만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최초다.
특히 부산의 경우 3.3㎡당 4000만 원~5000만 원 대 분양가가 예상되는 하이엔드 단지도 다수 공급을 앞두고 있다. 3.3㎡당 분양가 4000만 원을 전용 84㎡로 환산하면 13억6000만 원이다.
실제 '부산 재건축 최대어'로 99층, 총 3325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은 3.3㎡당 5000만 원대 분양가가 책정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부산시는 지난해 '특별건축구역 활성화 시범 사업' 대상지로 이 단지를 선정하고 건축법상 최대 용적률의 1.2배를 허용하는 등 건축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지 전용 148.2㎡는 지난해 10월 24억 원에 팔렸다. 동일 평형의 최고가는 2022년 거래된 27억 원이다.
총 9000가구 규모 재건축을 추진 중인 부산시민공원 일대도 하이엔드 브랜드 타운으로 탄생을 예고한 상태다. 촉진 1구역은 GS건설의 '자이', 촉진 2-1구역은 포스코이앤씨의 '오티에르', 촉진 3구역은 DL이앤씨의 '아크로' 등 하이엔드 단지가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촉진 1구역은 부산시민공원과 가장 가까운 만큼 3.3㎡당 4000만 원 이상의 분양가를 산정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는 높은 분양가의 하이엔드 단지가 순차적으로 공급되면서 부산 분양시장 전체의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일부 단지가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면 전체 평균 분양가가 올라간다. 지난해 서울도 포제스 한강이 고분양가를 책정해 평균 분양가가 뛰었다"며 "부산의 경우도 일부 단지가 3.3㎡당 4000만 원을 넘기면 가격에 대한 착시효과가 생겨 비싼 가격에 무감각해질 수 있고, 입지가 상대적으로 열위한 단지들도 분양가격을 더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싼 몸값을 책정한 단지가 분양되더라도 이를 소화할 수요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미분양으로 남을 수 있단 지적도 나왔다.
김 소장은 "부산은 미분양이 4800~5000가구에 달해서 서울과 같은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분양은 공급 시점의 경제 상황과 부동산 경기에 따라가기 때문에 고분양가를 소화할 수 없단 판단이 들 경우 아예 분양을 진행하지 않을 수도 있고, 미분양이 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