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휴전 위한 외교적 노력 안 멈췄다”
트럼프 “대선 승리 영향…백악관 밖 성취”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휴전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총리 겸 외무장관은 이날 양측이 42일간 교전을 중단하고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면서 영구적 휴전을 모색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4만6000명 이상이 희생된 격렬한 전쟁이 470여 일 만에 일단락될 가능성이 생겼다.
휴전은 19일부터 단계적으로 발효된다. 우선 하마스가 붙잡고 있는 인질 가운데 여성과 노인 등 33명을 석방한다. 그 대가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공격을 중단하고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한다. 구체적으로는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한 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 이스라엘 여군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50명을 각각 풀어주기로 했다. 1단계 휴전은 6주를 상정하고 있으며, 협상이 6주 이상 길어지더라도 휴전은 지속된다.
영구적 전쟁 종식을 목표로 한 추후 계획은 휴전 발효 이후 협상한다. 2단계 휴전은 이스라엘 남성 군인 석방, 영구적 휴전,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등을 의논한다. 3단계에서는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과 유엔 감독하에서 가자지구 재건이 시작된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역사적인 합의를 둘러싸고 누가 공로를 인정받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일어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수개월에 걸친 협상의 산물이라며 자신의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나의 외교는 이 일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역사적인 휴전 합의는 작년 11월 역사적 승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는 백악관에 있지 않고도 많은 것을 성취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역할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협상은 내 행정부에서 발전·진행됐지만 대부분은 차기 정권에서 이행될 것”이라며 “지난 며칠 동안 우리는 한 팀으로 일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본인과 트럼프 당선인 둘 중 누가 더 공로를 인정받아야 하는지에 관해 묻자 “농담하는 거냐”고 발끈했다.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바이든 정부가 협상에 몇 달을 쏟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등장이 합의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과 공화당 행정부에서 중동 문제 관련 고위 관리를 역임한 데니스 로스는 “바이든 정부가 기본적으로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도움을 준 공로를 인정하지만, 트럼프 효과가 있다”며 “취임 전 이 문제를 끝내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가 하마스를 압박할 능력을 갖춘 카타르, 이집트, 튀르키예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