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롱후이 구 서틱 대표 “글로벌 규제 완화 기조…韓도 빗장 풀리면 잠재력 무한대”

입력 2025-01-1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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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롱후이 구 서틱 공동 창업자는 이투데이와 만나 "한국 내 규제가 완화된다면 웹3 산업은 잠재력을 펼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시온 기자 zion0304@)
▲15일 롱후이 구 서틱 공동 창업자는 이투데이와 만나 "한국 내 규제가 완화된다면 웹3 산업은 잠재력을 펼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시온 기자 zion0304@)

한국은 전기전자(IT) 인프라, 거대한 리테일 시장이 강점이다. 무엇보다 강한 규제 환경 속에서도 계속해서 사업적인 시도를 해 온 웹3 기업들이 많다. 한국의 가장 큰 잠재력이다. 이들 기업은 규제가 완화되기만 한다면,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15일 본지와 만난 롱후이 구(Ronghui Gu) 서틱 공동 창업자는 한국의 잠재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롱후이 구 대표는 2017년 쫑 샤오(Zhong Shao) 예일대 교수와 서틱을 공동 창업한 창업자이자, 미국 콜롬비아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부교수이기도 하다.

연구 분야에서 사업 기회 발견…20억 달러 가치 유니콘으로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그가 블록체인 보안 업체인 서틱을 설립한 것은 이 시장의 잠재력을 봤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연구를 진행해 오던 형식 검증(formal verification)에서 시작해 웹3 보안 기업인 서틱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구 대표는 “형식 검증을 쉽게 얘기하면 소프트웨어에 버그가 없고, 해킹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모든 가능성을 확인해야 하고, 특히 분산 시스템을 가진 소프트웨어는 사실상 그 가짓 수가 무한대에 가깝기 때문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그는 2016년에 서틱 솔루션에 대한 실마리를 잡고, 그 다음해인 2017년에 쫑 샤오 교수와 함께 서틱을 설립했다. 그는 “처음 서틱을 시작했을 때는 스마트계약이 복잡하지도 않았고, 탈중앙화금융(DeFiㆍ디파이)이나 브릿지(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해주는 프로토콜ㆍBridge)에도 별 문제가 없었다”면서 “점차 시장이 커지면서 사업 기회를 포착했고, 더 많은 수요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그의 예상대로 웹3 보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서틱은 2021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2022년에는 기업가치를 20억 달러로 평가받으면 웹3 보안 시장에서 가장 큰 기업이 됐다. 서틱은 지난해 기준 총 4800여 개의 고객사와 1만6000개 이상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5154억 달러 이상의 가치평가를 진행했다.

韓, 웹3 업계에서 중요…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와도 본격 협력

그는 교수인 만큼 주로 방학 기간에 글로벌 주요 시장에 방문한다고 했다. 올 여름 방학에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만큼 한국이 중요한 시장이라는 뜻이다. 그는 “한국 시장의 성장과 잠재력을 봐왔다”면서 “그 성장 궤적을 보면 매우 흥미롭다”고 했다.

실제로 서틱은 국내에서 시작한 레이어1 메인넷 프로젝트인 카이아의 검증인(벨리데이터)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당 프로젝트의 전신인 클레이튼과 핀시아의 벨리데이터로도 활동한 바 있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도 마찬가지로 서틱의 큰 고객 중 하나다.

올해에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와도 14일 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사업 협력에 나설 예정이다. 구 대표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가 원할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보안솔루션을 제공하고, 웹3 환경 구축에도 도움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發 규제 완화…“한국 규제 풀리면 잠재력 펼칠 것”

그는 서틱이 웹3 보안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여러 국가의 정부나 당국과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스로도 싱가포르 금융관리국(MAS)에서 자문 역할을 하고 있고, 홍콩 웹3 태스크포스 위원회에도 참여 중이다. 그는 “서틱은 많은 국가의 당국자들이나 트럼프 행정부와 깊게 연관된 사람들과도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구 대표는 글로벌 규제 지형에 대해서도 깊게 이해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지난 2년 간 강해졌던 규제가 완화되고, 또 미국의 친(親) 가상자산 환경이 조성되면서 다른 국가들도 미국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22년 테라루나 사태와 FTX 사태 이후 미국 정부의 가상자산에 대한 보수적 입장이 더 강해졌다. 미국 증권거래소(SEC)나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같은 기관에서 웹3 기업에 대한 많은 수사와 소송이 이뤄졌다”면서 “그 기간 코인베이스 같은 회사도 본사를 미국 밖으로 이동했고, 바이낸스도 미국 시장에서 퇴출되기도 한 게 지난 2년간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기간 동안 미국 시장의 성과로 자본은 미국으로 많이 흘러들어 갔지만, 규제 환경은 더 척박해졌다”면서 “일부 국가는 이를 기회로 보고 규제를 풀기도 했지만, 한국도 규제를 강화한 국가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불명확했던 규제가 명확해지고, 규제 전반의 방향성도 친 가상자산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오면 이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내 규제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 주도 하에 전반적인 글로벌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 대표는 글로벌 규제 환경이 완화 기조로 돌아설 경우 한국도 그간 펼치지 못했던 잠재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 기술적 배경이 뛰어나고, 개인투자자가 주도하는 거대한 시장도 존재한다”면서 “또 한국에는 큰 게임사와 라인 같은 수많은 이용자를 가진 IT기업도 있다. 이는 분명히 큰 강점”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의 웹3 기업이 강한 규제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사업을 시도해 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한때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였고, 지난 2년간 더욱 규제가 강력해진 것도 사실”이라면서 “실제로 한국의 웹3 기업들은 한국이 아닌 해외에 재단을 세워야 했고, 한국 내 거래소보다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14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도 당장 가상자산을 상장하진 않으려 한다”며 “이 같은 환경에서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빗장이 풀린다면 이전보다 더 빠르게 가상자산 기반의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진짜 잠재력”이라고 강조했다.

웹3 보안 시장, 실시간ㆍAI 중심으로 발전할 것…“서틱은 대체 불가능”

구 대표는 올해에는 미국 발 규제 완화로 시장이 커짐과 동시에 보안의 초점이 사후적 감사에서 예방적 보안으로 이동하며, 더 많은 웹3 프로젝트가 실시간 모니터링과 온체인 분석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AI 딥페이크 기술 등 AI를 악용한 공격 방식이 방어보다 빠르게 진화해, AI 기반 보안 기술의 발전도 중요 이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서틱은 웹3 보안 기술로는 여전히 세계 최고”라면서 시장의 변화에도 서틱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특히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경쟁사가 나올 수 있지만, 서틱은 이외에도 당국과 정부와 소통하며 규제 확립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이런 걸 하는 곳은 없기 때문에 서틱은 대체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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