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野, 대화 대신 고발 규탄 대응 결과’
“내란 세력 척결론, 중도층 반대로 몰아붙여”
“‘적대적 공생’ 尹 체포로 검증 野로 옮겨갔다”
최근 여야간의 정당 지지율이 여당 우위로 엇갈렸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보수 결집’을 배경으로 지목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전국지표조사(NBS), 갤럽, 리얼미터 등 3대 여론조사에서 역전됐다.
탄핵 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대화보다 고발을 이어가는 등 ‘규탄’ 위주로 대응한 것이 야당을 존중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의 방식처럼 비춰지며 중도층을 반대편으로 밀어붙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적대적 공생관계’로 대척점에서 반사 효과를 누렸으나 윤 대통령의 체포로 국면이 전환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20일 본지가 국내 정치학자·평론가 등을 대상으로 최근 여야 정당 지지율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이들은 전반적으로 보수 결집으로 나타난 결과라 평가 내렸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보수 결집이다. 보수는 결집하고 진보는 마음 졸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잡혀간 만큼 ‘이제 잠 좀 자자’, ‘일 좀 하자’라며 한 템포를 쉬어가면서 나온 결과”라고 전했다.
정국 안정에 어려움을 겪은 민주당의 실책이 불안감을 증폭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불안을 민주당이 해소해주기를 바랐는데 못시켜준 면이 있다”며 “오히려 한덕수 총리 탄핵하고 이래서 불안을 부추겨준 측면이 있다. 최상목도 탄핵이 살아있다는 식으로 얘기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반대 세력을 '내란 옹호세력’으로 몰아붙이면서 강력하게 규탄해온 태도가 보수 결집이란 결과로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적폐청산이란 구호가 내란 세력 척결론으로 부활했고, 정치가 누가 먼저 죽느냐를 둘러싼 권력 투쟁으로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박상훈 정치학자는 “민주당이나 이재명 대표 지지자가 아닌 사람들을 모두 내란 동조 세력이나 옹호 세력으로 만들면 민주당과 이 대표의 잘못조차 눈 감고 싶은 사람만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중간에 있는 사람들을 민주당 반대편으로 몰아 붙이게 된 것이다. 계엄 해제 이후 국회 운영을 내란을 옹호하면 가만 안 두겠다는 태도로 일관해 온 것의 부정적 결과”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되면서 탄핵 정국이 한 박자 쉬어가게 되자 검증과 비판의 대상이 민주당으로 옮겨가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과 ‘적대적 공생관계’로 대척점에서 수혜를 입던 데서 벗어나 새로운 차별점을 만들어야 할 시기에 돌입했다는 진단이다.
신율 교수는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 비난에 집중을 했는 데 윤 대통령이 사라지면서 공정과 상식에 관한 집중을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하게 됐다”며 “불안을 증폭시킨 점과 윤 대통령 때문에 가려졌던 문제가 눈에 들어오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적대적 공생 관계가 깨지면서 오롯이 이재명 대표만 주목을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탄핵 정국을 이끌어가는 방식이 누가 누구를 먼저 죽이느냐를 둘러싼 ‘권력 투쟁’으로 다뤄지면서 ‘정치 실종’이 발생한 점이 문제라는 점도 언급됐다. 지금이라도 어렵더라도 대화와 협의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 정치학자는 “다수당인 민주당은 국민의힘도 본인들이 볼 때는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그 당을 지지한 시민들이 있다”며 “국민의힘과 입법이든 새로운 권한대행 행정부의 내각에 대해서든 문제를 같이 풀려고 노력했어야 했다. 의원들은 윤석열처럼 ‘반정치’가 아니라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가 차기 대권 주자로서 지지율이 높게 나온 데 대해선 여야가 '권력 투쟁’ 상태에 놓이게 되면서 야당에 대한 반대 정서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박 정치학자는 “사람들이 김문수 장관을 좋아서 표를 보낸 게 아니라 김 장관을 앞세워서 어떻게 보면 진짜 싫어 너무 혐오하는 어떤 행위에 대한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 정치평론가는 “보수가 결집하고 과표집된 상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후보는 가장 강경하게 소위 얘기하는 야당이랑 싸우는 김 장관이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