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ㆍGKL도 완만한 상승세…“내년 전망 장밋빛”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국내 카지노기업의 실적이 상승세다. 특히 제주드림타워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이 두드러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경쟁사인 파라다이스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롯데관광개발에 비해선 다소 완만하지만, 내년까지 실적 호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호텔·관광업계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은 제주드림타워 카지노 사업 호조로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88억 원을 기록, 분기 기준 첫 흑자를 달성했다.이어 2분기 59억 원, 3분기 22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에도 132억 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돼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롯데관광개발의 호실적은 카지노가 핵심적 역할을 했다. 작년 3분기 기준 제주드림타워 카지노는 842억2500만 원의 순매출을 기록, 롯데관광개발 사업 중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이 기간 입장객 수는 10만7533명을 돌파했고, 드롭액(칩 구매 총액)도 4756억 원 등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드롭액 중 카지노가 회수한 금액 비율인 홀드율도 17~21%로 양호했다. 외국인 대상 카지노의 홀드율은 통상 13%인데, 홀드율이 높을수록 카지노가 벌어들인 돈이 많아진다.
무엇보다 제주드림타워의 강점은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제주에 있다는 점이다. 이 덕분에 국내 외국인 카지노 중 중국인 비중이 단연 높다. 제주공항과도 차로 10분 거리라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등 중화권 고객이 즐겨찾는다. 작년 말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중화권 직항 노선도 재개해 실적 개선이 가파르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호텔 공간을 임차해 카지노를 운영하면 숙박, 식음료, 부대시설 이용료 등 각종 컴프 비용(판매촉진비)이 발생하는데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호텔과 카지노를 함께 운영하기에 컴프비용이 없어 수익성이 높은 편”이라며 “마카오 출신 해외 마케팅 인력이 풍부해 중화권 마케팅도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부산 등에 외국인 카지노를 둔 파라다이스도 실적 선방 중이다. 작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1조756억 원,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 실적을 쓴 전년과 비슷한 1456억 원으로 예상된다. 파라다이스 카지노의 작년 3분기 기준 드롭액은 1조7732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다만 1~3분기 카지노 합산 매출은 1947억 원으로 전년보다 8.8% 줄었다. 매출 감소는 3분기 홀드율이 10.2%에 그치는 등 다소 저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파라다이스는 인천·부산의 입지 이점으로 타 업체보다 일본 고객이 많은 편이다. 작년 10월까지 평균 객당 드롭액은 원화로 환산 시 2019년 평균 대비 27% 증가했지만, 엔화 기준은 51% 늘었다.
또 다른 외국인 카지노 ‘세븐럭’ 운영사인 GKL도 작년 1~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2874억 원으로 전년 동기(3059억 원) 대비 6% 줄어, 타사 대비 실적 회복이 더딘 편이다. 다만 작년 12월에는 방문객 수와 매출이 늘어, 4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기업의 실적 선방은 엔데믹과 함께 제주, 인천 등 지리적인 이점을 활용하고 최고급 시설을 내세워 VIP를 효과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이다. 아시아 카지노 랜드마크였던 마카오가 중국의 규제로 주춤한 것도 호재가 됐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전방위적인 내수 확대’를 2025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며 “본격적인 문화·여행·레저 소비 진작 정책이 시행된다면 올해는 (국내 카지노도) 유의미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