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관광산업의 외연 확장을 위해선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카지노산업 확대가 절실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정부 규제 완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카지노 사업을 ‘나쁜 것’으로 인식하는 세간의 시선은 관련 인재 풀이나 투자 유치를 어렵게 하는 난제다.
전문가들은 최우선 과제로 카지노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상혁 가천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카지노가 사회적 책임이나 지역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기여도가 상당함에도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보니 사업 활성화나 시장 확대에 있어서도 난관이 많다"며 "카지노산업이 지역 개발에 어떠한 도움을 주는 지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도 "카지노산업이 지역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이어져 지역 개발과 관광객 유치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데 인식이 많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산업 자체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카지노를 바라보는 시선이 최근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제주드림타워 등 외국인 카지노 8곳을 보유한 제주도가 12일 발표한 도민 1000명 대상 '2024년도 도민인식조사'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제주에 미치는 전반적 영향을 묻는 질문에 25.7%가 긍정적, 28.6%가 부정적이라고 답해 비슷한 수치였다. 특히 카지노를 ‘알고 있는 편’이라고 응답한 도민의 긍정적 평가가 35.8%로, ‘모르고 있는 편’(16.1%)의 2배 이상 높게 나타나 카지노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긍정적 인식이 강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도 이미 카지노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태국과 라스베이거스를 넘어선 마카오, 2030년 아시아 최대 카지노 개장을 앞두고 있는 일본 등 인접국가와 경쟁하려면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간한 '국내 관광동향 연차보고서'를 보면 세계적인 카지노 추세는 복합리조트 형태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반면 국내 카지노는 호텔에 부속된 단순한 영업 형태로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촉진하고 대규모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복합리조트 조성을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카지노 영업장 내 게임 종류를 다양화하고 관광진흥법 개정, 행정처분 기준 완화 등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를 위해선 카지노산업에 대한 정부 정책 방향이 중장기적이고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허가사업 특성상 정부 정책 기조가 달라지면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정 연구위원은 "카지노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유인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복합리조트나 카지노에 대한 장기적인 정책 목표나 방향성을 명확하게 설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K콘텐츠에 세계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카지노산업을 잘 육성하면 충분히 수출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현행 관광진흥법 개정이 전제돼야 한다. 김 교수는 "현행법상에는 카지노 사업자를 국내에만 한정하고 있어 해외 진출을 못하고 있어, 법 개정을 통해 카지노 사업자의 활동 범위를 넓혀야 한다"면서 "국내 사업자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특정업체 쏠림현상을 막고 중소중견 카지노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