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상반기 내 14개 점포에 적용
1년 내내 상시 저가 내건 이마트
강동구에 푸드마켓 2호점 출점 예고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식료품 특화 매장 사업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이마트는 가격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하기 위해 ‘상시 저가’ 전략을 택했고, 롯데마트는 고객의 끼니 해결을 목표로 한 ‘간편식 강화’ 전략을 내세웠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달 16일 서울 강동구 천호역 인근에 천호점을 4538㎡(1374평) 규모로 열었다. 이는 롯데마트가 6년 만에 오픈한 신규 매장이다.
천호점의 가장 큰 특징은 임대(테넌트) 공간 없이 직영으로만 구성하고 80%를 식료품으로 채운 특화 매장이라는 점이다.
특히 가공식품 코너에 데일리 밀 설루션(Daily Meal Solution)’을 적용했다. 데일리 밀 솔루션은 냉동 가정간편식(HMR) 특화 매대로 작년 10월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에서 첫선을 보였다. 데일리 밀 솔루션의 상품 수는 다른 점포 대비 70%가량 많다. 다양한 냉동 간편식으로 아침, 점심, 저녁 등 고객들의 세 끼를 롯데마트가 책임지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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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만두, 치킨, 피자 등 기존 냉동식품뿐만 아니라 한 끼 식사가 가능한 김밥, 볶음밥 등 밥을 비롯해 냉동면 등 총 450~500여 개의 상품을 판매한다. 천호점의 경우 70여 개의 냉동 밀키트 상품까지 배치했다. 이는 일반 점포 대비 3배 이상 확대한 수준이다.
성과는 고무적이다. 롯데마트는 개점한 지 3주 만에 전국 111개 점포 중에서 평당 매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5일까지 평당(3.3㎡) 매출이 6600여㎡(2000평대) 미만 28개점 평균 매출보다 70% 이상 높고 고객 수는 60% 이상 많았다는 것.
현재 데일리 밀 솔루션이 적용된 차세대 점포는 잠실점과 중계점, 천호점 3곳뿐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까지 판교점, 춘천점 등 총 14개 점포에서 데일리 밀 설루션 매대를 적극 운영할 방침이다.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는 ‘상시 저가’를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식료품 특화매장 이마트 푸드마켓(푸드마켓)이 대표적이다. 푸드마켓은 1년 내내 식품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그로서리 하드 디스카운트 매장’으로 작년 12월 대구광역시 수성구에서 첫선을 보인 점포다.
임대 매장(테넌트)과 행사장을 제외하고 직영 매장 면적의 86%를 식료품으로 채운 푸드마켓 수성점의 강점은 가격이다. 양파, 파, 양배추, 버섯 등 채소류는 포장 용량을 30% 이상 줄이면서 단위당 가격은 최대 50% 낮췄다. 이외에도 가격 민감도가 높은 라면, 참기름, 고추장, 참치 등 가공식품은 지역 내 최저가격으로 내놓는다.
이마트는 푸드마켓이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차세대 미래형 매장인 만큼 출점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현재 푸드마켓 2호점은 서울 강동구 고덕 강일점으로 올 상반기 오픈이 예고된 상태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각각 차별화된 전략으로 식료품 특화매장에 힘을 주고 있는 건 이커머스에 밀린 대형마트가 생존하기 위한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대형마트의 식품 매출 비중은 66.2%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1월의 대형마트의 식품 매출 비중이 59.7%인 것과 비교하면 4년 새 6.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식료품 특화매장을 구성하면서 테넌트와 생활용품 매장의 규모를 줄인 것도 이와 맥이 같다. 이커머스에서 주로 구매하는 비식품 매장을 대폭 줄이는 대신 식품으로 채운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쇼핑으로 생활용품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비식품 매장 효율은 크게 떨어지게 됐다”며 “다만 식품은 눈으로 보고 사는 경향이 큰 만큼 오프라인 점포만의 경쟁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