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 트럼프 시대… 해외건설·부동산 시장 영향은?

입력 2025-01-21 17:36 수정 2025-01-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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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하며 '트럼프 2.0' 시대를 열었다. 유가와 금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변화가 예고되면서 국내 건설·부동산 업계에도 긴장감이 맴도는 모습이다.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함에 따라 올해 건설과 부동산 시장 행방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기조를 강조한다. 중국 중심인 세계공급사슬(GSC)를 구조를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 목표다. 산업적 측면에서 보호주의를 강화하고 외교적 측면에서는 고립주의(비개입주의) 노선을 지향하겠다는 뜻을 내세웠다.

이 같은 정책 방향이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달 국토부는 ‘2025년도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를 지난해(400억 달러)보다 20% 높은 500억 달러로 설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미국의 적극적 개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만약 이른 시간내에 휴전이나 종전이 이뤄질 경우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한국 건설사의 성장 동력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3~2033년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금액은 총 4863억 달러로 추산된다.

한국은 지난해 G7 주도의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협의체에 신규 회원국으로 가입한 이후 민관 협력을 통해 도로, 주택, 발전소 등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기계, 인프라 등을 중심으로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하락은 양면성을 띌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 관련 규제를 완화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드러내 왔다. 미국 석유 생산량이 늘어나면 세계 각국의 에너지 가격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

이는 곧 건설자재 생산원가 하락과 전반적인 공급가 안정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기술·관리연구실장은 “안정적인 국제유가는 친환경 에너지 부문과 인프라 투자 확대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원유 가격 하락과 중동 강경책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기간 바이든 정부의 이스라엘 지원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 실패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국 건설사의 중동시장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한 해 총 수주고 절반이 중동에서 올린 것으로, 총금액은 전년 대비 61% 늘어난 185억 달러다. 노승환 삼정KPM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동 긴장도가 높아지면 신규 발주 감소, 프로젝트 지연 등이 현실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부양을 위해 개인 소득세 인하 등의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이 경우 물가가 같이 오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정책이 지연될 수 있다. 한국 기준금리는 미국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건설 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대목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00%로 동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시장 회복을 위해선 금리를 내려 이자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수”라며 “현 상황에서 한국 기준금리의 추가적 인하는 당분간 요원해져 시장 침체 장기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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