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화폐 철회'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더 산다…글로벌 트렌드 '코인 비축' [블록렌즈]

입력 2025-02-0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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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AP/뉴시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AP/뉴시스)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한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 결제를 의무화하는 규정을 폐지했습니다.

디아리오엘살바도르와 AFP통신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국회는 도소매 업종 종사자들이 비트코인을 지불수단으로 의무적으로 채택하도록 한 법률 조항을 삭제한 것인데요.

그간 비트코인 보유국임을 자랑해온 엘살바도르가 이를 철회한 것이 의아한 상황이죠.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총 14억 달러(2조 원 상당) 규모 자금을 40개월에 걸쳐 확대신용공여(EFF) 방식으로 제공하기로 합의하면서 나이브 부켈레 정부에 요구한 사항이라고 합니다.

다만 결제 의무화 법률만을 삭제한 것이지 비트코인의 법정 통화 지위는 유지했습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친화국 기조는 견고

IMF가 엘살바도르에 이 같은 요청을 한 이유는 달러 패권 안정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되는데요.

앞서 IMF는 공공 부문의 비트코인 관련 경제활동 제한, 민간 부문의 자발적 비트코인 결제, 미 달러(법정통화)로만 세금 납부, 가상자산 전자 지갑 '치보' 점진적 사용 축소 등을 엘살바도르에 요구했죠.

이와 관련해 엘살바도르 중앙은행의 전 총재인 카를로스 아세베도는 "누군가가 당신에게 돈을 빌리고 비트코인으로 지급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당신은 비트코인으로의 지급을 거부할 수 있다. 만약 비트코인이 진정한 법정통화라면, 당신은 이를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는데요.

다시 말해 비트코인은 법정통화로서의 중요한 조건인 지급 수락 의무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번 법 개정은 사실상 비트코인을 법정통화 지위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본 것이죠.

2021년 9월 부켈레 대통령은 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공용 법정통화로 도입했는데요. 동시에 사용 장려를 위해 '치보' 애플리케이션(앱)을 전 국민에 배포하도록 지시했지만, 민간에서의 사용은 미비했죠.

이 같은 상황에 직면하자 결국 IMF의 손을 잡았습니다.

다만 부켈레 대통령과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구매를 멈추지는 않고 있는데요. 올해만 해도 27개의 비트코인을 매수했습니다.

엘살바도르는 이 비트코인들을 '전략적 준비금'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또한, 엘살바도르 대통령 직속 비트코인 사무소(ONBTC)는 현재 비트코인 6051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죠.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가치는 4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약 6억1698만 달러(약 8995억 원)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미실현 매도 이익은 120%를 넘는 수치입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로이터/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로이터/연합뉴스)

라가르드 총재 반대에도…유럽서도 도입 물꼬

계속해서 우상향하는 수익률 덕인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금 혹은 전략적 비축자산으로도 갖추는 것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인데요. 유럽연합까지 가세하는 추세입니다.

이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어떠한 회원국에서도 BTC를 준비자산으로 도입하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준비금은 유동적이고 안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비롯해 돈세탁이나 불법 활동에 연루될 잠재적인 위험성 등을 고려하면 준비금의 기준에는 맞지 않는다는 취지였죠.

그런데도 체코 중앙은행(CNB) 이사회가 비트코인 투자 계획 분석 제안을 승인했습니다. 이는 체코 재무장관인 즈비넥 스탄유라는 해당 안에 반대 의견을 냈음에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체코 중앙은행은 "체코는 지난 2년 동안 준비금 관리 전략 목적으로 투자를 다각화하고 있다"며 "최근 제안에 따라 (비트코인을 포함한) 다른 자산 클래스도 준비금에 포함하는 것이 적절한지 평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죠.

체코 중앙은행 이사회는 분석 결과에 따라 다음 단계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후 계획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는데요.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알레슈 미홀 체코 중앙은행 총재가 중앙은행 이사회에 BTC 투자 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스탠다드차타드(SC)의 가상자산 연구 책임자 제프리 켄드릭은 스위스도 비트코인을 사들일 것으로 전망했죠.

그는 "스위스 중앙은행도 비트코인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듯하다.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지만 이러한 행보는 중요하다"며 "스위스 중앙은행의 준비금은 체코보다 6배 크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정부에서 출범한 '국부펀드' 비트코인 들어갈까

상대적으로 가상자산이 쓰이지 않는 유럽에서도 비트코인의 비축은 뜨거운 감자인데요.

미국 현지에서도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 자산으로 갖춰야 한다는 움직임이 크게 일고 있죠.

지난해 7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낸데 이어 당선된 직후 가상자산 실무그룹을 신설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이 이를 촉발했는데요.

이에 발맞춰 텍사스, 일리노이 등을 비롯해 15개 주가 비트코인 전략준비금 비축 법안을 추진하고 있죠.

가상화폐 실무그룹은 디지털 자산 관련 정책에 대해 백악관에 조언하는 역할을 맡으며 재무부, 법무부,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정부 기구들이 관여하는데요. 이번 행정부가 가상자산 친화 기조인 '트럼프 2.0'이기에 전망이 밝다는 평가입니다.

추가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국부펀드 설립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죠.

이를 통해 업계 일각에서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조만간 매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블록체인 데이터 업체 티에리온의 최고경영자(CEO) 웨인 본은 "미국 국부펀드 설립은 상무장관으로 지명된 캔터 피츠제럴드의 CEO 하워드 러트닉과 재무장관인 스콧 베센트가 이끌게 될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비트코인을 좋아한다. 미국은 비트코인을 매입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급변하는 정세 속 흔들리는 비트코인, 안전자산 맞나

하지만 비트코인을 국가의 자산으로 비축한다는 의견에 대해 비판적인 이들도 있는데요.

비트코인의 가격이 글로벌 불확실성에 취약하다는 점과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수요에는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죠.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예고에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요동쳤죠.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유진 파마 시카고대 교수가 "비트코인 가치는 10년 안에 0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분석했는데요.

파마 교수는 지난달 30일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가상자산은 교환 매체로서의 모든 규칙을 위반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효율적 시장 이론을 펼쳐온 파마 교수는 '시장의 모든 정보가 자산 가격에 즉각 반영된다'는 명제로 지수 추종형 펀드의 논리적 틀을 제공한 학자로 평가받고 있죠.

그는 "비트코인의 특성상 공급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가격은 전적으로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며 "고정된 공급과 변동하는 수요가 결합하면 가격 변동성이 발생해 통화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10만 달러를 돌파해도 '뜨거운 감자'인 비트코인. 과연 비트코인은 전략적 비축자산의 한 축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전 세계 금융 흐름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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