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실적 1위 자리도 내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반등 마중물 기대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율 50% 선이 무너졌다. 외국인이 주식을 23조 원 넘게 팔아치운 탓이다. 기술력 문제가 부각되면서 결국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실적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일각에선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로 반등의 실마리를 마련할 것이라는 희망의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정부가 밀고 있는 ‘스타게이트’도 상황을 반전시킬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일(5일) 외국인 투자자 보유율은 49.91%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보유율 50.45%로 시작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보유 주식이 줄었다. 결국 31일 49.99%로 50% 바닥이 무너진 뒤 이후 회복하지 못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3년 1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외국인 순매도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1년간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가장 높았던 날은 지난해 7월 11일(56.55%)로, 이날 이후 지난 5일까지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 규모만 23조8000억 원에 달한다. 지분율도 6.6% 넘게 줄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인공지능(AI) 열풍에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경쟁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 대비 뒤처지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진 탓이다. 특히 HBM 최대 수요처인 엔비디아에 납품을 못 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75조8000억 원, 영업이익 6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이는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평균)를 18.5%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영업이익이 2조9000억 원에 그치면서 같은 기간 SK하이닉스(8조828억 원)에 크게 밀렸다.
다만, 업계에선 현 주가 수준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까지 낮아진데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로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을 들이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사업으로 AI 반도체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앞서 이 회장은 5일 오후 2시 45분경부터 약 2시간 동안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5층 VIP 접객실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만나 5000억 달러(730조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손 회장과 동행한 르네 하스 ARM CEO와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부회장) 등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경영진도 배석했다.
실제 손 회장은 3자 회동에 들어가면서 “삼성전자와 스타게이트 업데이트 및 협력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이 끝났을 때는 “좋은 논의를 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