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의도로 만든 것 아닌 매우 관대한 제안”
미군 파병과 재건 비용 지불 의사는 아직 없어
국내외 반발은 계속...“모든 형태의 인종청소 반대”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5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가자지구(에 대해) 모든 옵션을 고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가자지구를 미국이 점령해 발전시키겠다”고 말하면서 국내외서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여전히 이를 옹호하는 입장을 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기 전 “가자지구 문제에 있어 미친 짓은 같은 일을 반복해서 시도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전날 대통령과 총리가 지적했듯이, 대통령은 ‘틀을 벗어난 사고’를 하고 계신 것”이라며 “해결이 어렵다고 느끼던 문제와 관련해 새롭고 독특하면서도 역동적인 방법을 찾아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옹호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전쟁을 벌이는 가자지구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영구적으로 이주시키고, 해당 지역을 미국이 소유해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관련 국가들과 국내에서도 즉각적인 반발이 나왔다. 국제법상 강제이주는 엄격히 금지돼있을 뿐 아니라 주권국 있는 영토에 대한 점령 주장은 주권침해의 문제가 된다. 유엔은 “모든 형태의 인종청소를 반대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민주당 소속 앨 그린 하원의원은 가자지구 구상을 문제 삼으며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우리는 더 많은 대화와 창의적인 해결책을 기대하고 있다”며 “국방부를 이끄는 우리는 모든 옵션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가자지구 점령에 미군을 파견할지에 대해서는 필요하지 않으면 보내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궁극적으로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면서도 파병 논의까지는 한참 남았다고 말했다.
또 가자지구 재건 비용은 다른 국가들이 지불할 것이라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서 역내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가자지구 재건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없고, 미군을 파견하겠다는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자 주민의 주변국 이주는 일시적 조치이고, 미국이 새로운 집을 재건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 확산에도 “모두가 사랑하는 계획”이라며 “지금은 (언급하기) 적절한 때가 아니지만 나중에 뭔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적대적으로 의도된 것이 아닌 매우 관대한 제안”이라며 “잔해를 치워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재건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