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센트로이드)가 2021년에 인수했던 글로벌 골프용품 브랜드 테일러메이드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다시 등장했다. 매각 가치는 매입가의 2배가 넘는 5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 기업인 F&F가 우선매수권(콜옵션)을 보유한 가운데 세계 최대 스포츠장비 회사인 중국 안타스포츠 등이 잠재 후보로 거론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는 테일러메이드를 매각하기 위해 주관사 선정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센트로이드PE 관계자는 “테일러메이드 인수 과정에서 조성한 펀드의 만기가 2년 조금 더 남았다”면서 “펀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고려하면 매각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시점이 됐다”라고 전했다.
테일러메이드의 매각 기업가치는 35억 달러(약 5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실적에 미국 증시에 상장된 같은 골프 용품사인 타이틀리스트의 기업가치를 고려해 산정한 것이다. 이는 센트로이드가 2021년 KPS캐피털파트너스로부터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했던 금액(약 17억 달러)의 두 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다수의 글로벌 PEF를 비롯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안타스포츠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2021년 당시 센트로이드가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해 조성한 펀드 투자자들도 높은 수익을 얻을 예정이다. 앞서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해 모집한 센트로이드제7호바이아웃 펀드에는 MG새마을금고중앙회와 신협중앙회, F&F 등이 투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에 걸림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수 당시 센트로이드는 전략적투자자(SI)였던 F&F에 우선매수권(콜옵션)과 함께 기업공개(IPO), 매각 등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동의권을 넘기는 이면 계약을 맺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번 매각에 F&F가 동의하지 않으면 테일러메이드 처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PEF가 지분 증권 매매와 관련한 의결권 행사 업무 등을 제3자인 F&F에 위탁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진혁 센트로이드PE 대표는 "일반적인 M&A처럼 SI인 F&F에 지분 콜옵션을 부여한 것은 맞지만, 일각의 주장처럼 법적으로 문제되는 이슈는 없을 것"이라며 "성공적으로 매각 작업을 마무리해 기관투자자들의 신뢰를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센트로이드는 2015년 혜성처럼 등장해 2017년 미국 핀테크 기업인 소파이, 중국 양식사료제조사인 그린소스인터내셔널 등을 인수하하며 국내에 이름을 알렸다. 2019년에는 항공기 부품사인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코오롱그룹 계열 합성섬유 기업인 코오롱화이버 등을 사들였다. 2020년에는 웅진그룹 구조조정 매물이던 웅진북센을, BGF그룹과 삼성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회원제 골프장 사우스스프링스CC를 인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