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등 4개 주서 대규모 인력 채용 진행
10일(현지시간) 미국서 최초 이사회 개최
![▲대만 타이난에서 TSMC 로고가 보인다. (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5/01/20250111142019_2125147_1200_800.jpg)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가 연초부터 미국에서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TSMC는 지난달부터 미국 현지에서 근무할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섰다. 이번 주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미국에서 이사회를 개최한다.
최근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TSMC가 관계 개선 차원에서 현지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 역시 트럼프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지난달부터 미국 전국 대학을 순회하며 직무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동부 지역에서는 조지아 공과대학 등 3곳, 서부 지역에서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중부 지역에서는 미시간 대학교 등 7곳 등 전체 11곳에서 4월까지 이뤄진다.
TSMC는 이번 직무 설명회와 동시에 애리조나주, 워싱턴주,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등 현지 4개 주 및 캐나다 오타와에서 근무할 인력도 모집한다. 특히 TSMC는 최근 애리조나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투자 규모도 늘리기로 하면서 인력 대부분을 애리조나에 집중적으로 배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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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1공장은 TSMC가 해외에서 처음으로 지은 첨단 공정 팹이다. TSMC는 지난해 말부터 이곳에서 4㎚(나노미터·10억 분의 1m) 칩을 생산해 엔비디아, 애플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TSMC는 나머지 2개 공장도 계획대로 건설하고 있다. 2공장은 2027년 3분기부터 3㎚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3공장은 2㎚ 공정이 활용된다.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고 있는 팹 (자료출처=TSMC)](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0155700_2134964_853_456.jpg)
10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TSMC가 미국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TSMC가 연초부터 미국 현지 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최근 출범한 트럼프 신정부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다. 트럼프는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다른 나라 기업들에 반도체 공장 투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반도체 법에 비판적이다. TSMC는 지난해 바이든 정부 당시 전체 65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3개의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을 짓기로 하고, 미국 정부로부터 총 66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었던 지난해 말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하다”며 “그들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지금 대만에 있다”고 말하며 사실상 TSMC을 겨냥해 비판한 바 있다.
TSMC는 이번 이사회에서 지난해 4분기 배당금과 올해 1분기 예산안 결정뿐만 아니라 트럼프 정부 반도체 정책에 대한 대응책도 논의할 전망이다. 특히 애리조나 공장에 1.6㎚ 공정 신규 공장 건설안과 구체적인 관련 투자 계획 등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TSMC가 트럼프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경각심을 갖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2위인 삼성전자와 TSMC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TSMC의 시장 점유율은 64.9%인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TSMC의 7분의 1 수준인 9.3%에 그쳤다. 이는 2021년 이후 최저치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 중요한 시기를 놓치면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