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장의 본질은 ‘발효’…이를 잃으면 서양 핫소스와 다를 바 없어”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본래의 맛 지키는 장 제품 개발이 목표”
![▲김정수 대상 마케팅실 조미장류CM 한식장류팀장이 12일 이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상그룹)](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3133542_2136359_1200_1799.jpeg)
한국인에게는 잊지 못할 날이 된 2024년 12월 3일 밤, 정치적 빅 이슈로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지구 반대편인 파라과이에서 기쁜 소식이 날아들었다. 유네스코(UNESCO)가 고추장과 된장, 간장 등 ‘한국의 장(醬) 담그기’ 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했다는 것이다.
K푸드의 전세계적 인기로 국내 식품업계가 들썩이는 상황에서 장류 1위 브랜드 순창을 운영하는 대상그룹의 감회는 더욱 남달랐다. 한국 고유의 전통 식문화를 지켜나가기 위해 항아리 원리 발효공법 등 다양한 방식을 고심해 온 만큼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기리기 위해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심사위원 안성재 셰프를 섭외해 순창에서 전통 고추장의 명맥을 이어온 명인 4명을 만나 그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 짧은 다큐멘터리도 제작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대상그룹 본사에서 만난 김정수 대상 마케팅실 조미장류CM 한식장류팀장은 “전통을 지키며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그럼에도 이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류 제품을 만드는 기업으로서 본질을 잊지 않고 이어가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런 취지로 다큐의 제목도 ‘전통 잇다’로 정했다.
고추장을 필두로 한 한국의 장은 건강식이란 인식이 커지면서 해외 소비자들도 주목하고 있다. 장 브랜드 시장도 확대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4년 고추장·된장 등 장류를 포함한 K소스 수출액은 3억94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상 순창 고추장’도 미국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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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팀장은 인터뷰 내내 ‘장의 본질’에 대해 언급했다. 그에게 있어 장의 본질은 ‘발효'다. 김 팀장은 “장류 시장이 커지더라도 본질적인 맛을 지켜야 한다”면서 “이를 지키지 않으면 서양 핫소스와 다를 바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치즈나 막걸리, 와인도 발효를 통해 갖는 고유의 맛이 있는 것처럼 장류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도 그 맛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한국 장류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장류의 물성을 조정해 소스처럼 즐길 수 있고 고추장이나 된장 등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 레시피를 선보일 수도 있다”며 “국내에서 쌀 소비가 줄어들고 있긴 하나 정작 한국인들의 장류 소비는 크게 줄지 않는 추세”라고도 했다.
문제는 ‘장 맛’을 아는 세대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 맛에 대한 경험과 활용법, 두 축을 잡기 위해 젊은 세대들이 자주 찾는 편의점 도시락이나 삼각김밥 등과 협업을 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다 잡겠다는 취지다. 김 팀장은 그러면서 “이번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도 잊혀져 가던 장류에 대한 불씨를 되살렸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대상 마케팅실 조미장류CM 한식장류팀장이 12일 이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상)](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3135808_2136373_1200_800.jpeg)
그의 고민과 목표는 궁극적으로 하나다. 어떻게 본질을 지키면서 변화하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제품을 확장할 것이냐다. 그는 “옆집에 사는 외국인 마이클이 장류를 요리해 먹을 수 있다면 대한민국 어떤 세대라도 할 수 있다”면서 “때문에 마이클이 먹을 수 있는 장을 만들자는 게 저희 팀의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