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ㆍABL생명 딜 완료 시 거대 금융지주 날개 달아

보험산업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인수합병(M&A), 자회사 편입, 통ㆍ폐합 등 산업 재편을 위해 필수적인 절차의 최종 승인 권한이 금융위원회에 있다.
우리금융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동양생명·ABL생명 M&A도 마찬가지다. 매듭은 서서히 풀리고 있다. 앞서 중국 금융당국은 다자보험그룹이 보유한 동양·ABL생명의 지분 매각을 승인했다. [단독] 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청신호'…中 매각 승인 [보험산업 구조개혁 골든타임①] 참조.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 등에 대한 정기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반영한 경영실태평가를 마무리 중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19일 은행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편입, 증권사 인허가 문제 등은 원칙대로 하되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를) 신속히 진행하려고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은 결과적으로 보험업계의 지형도를 바꿀 만한 파급력이 있다. 현재 업계 6위(자산 기준)인 생보사에 4대 금융지주사의 날개가 달리게 된다. 이러한 청사진이 완성되려면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은 지금처럼 2등급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금감원 정기검사로 적발된 우리은행 부당대출이 영향을 미쳐 우리금융이 3등급 이하를 받으면 M&A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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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3등급을 받더라도 M&A가 즉각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자본 확충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되면 인수를 승인할 수 있다. 2014년 KB금융의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 등 과거에도 조건부로 승인된 유사한 사례가 다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불확실성을 서둘러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우리금융이 인수할 경우 금융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외국 자본의 경영 리스크를 안고 있는 보험사를 국내 금융지주가 인수해 안정적으로 경영한다면 개별 기업 성장은 물론 보험 시장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지주사의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밸류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올해 안에 다자보험그룹 정리를 목표로 작업 중인 중국보험보장기금 측에도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분 처분은 중요한 절차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M&A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소비자와 보험사 직원들이 갖고 있던 불안감도 해소될 것"이라며 "특히 안정적인 보험 서비스 제공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