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는 배제돼 논란
휴전→우크라 대선→협정 서명 3단계 논의
트럼프, 젤렌스키에 고강도 압박
유럽 평화유지군 주둔 놓고 미·러 대립도

지난주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종전 협상을 개시했다. 미국에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이, 러시아에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이 각각 참석했다.
폭스뉴스는 미·러 협상이 끝난 18일 미국과 러시아가 휴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 최종협정 서명으로 이어지는 3단계 평화 프로세스 제안을 논의했다고 폭로했다. 폭스뉴스는 “미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새 선거를 하는 것을 성공적인 합의를 위한 핵심 조건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진실한 선거를 치르지 않고 친러 꼭두각시 대통령을 세울 가능성에 반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담 직후 라브로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런 정보나 소식을 보지 못했다”며 “미국 측에 물었고 그들은 가짜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대선 시행은 미·러 협상이 끝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밝힌 부분이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지지율은 4%로 떨어졌고 국가는 산산조각이 난 상황”이라며 “그는 3년 동안 거기 있었고 (전쟁을) 절대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협상)에 앉고 싶으면 먼저 오랜 기간 선거를 치르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관련 뉴스
19일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꽤 성공한 코미디언”, “독재자”라는 표현을 써가며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왈츠 백악관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관계가 분명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인정했다.

물론 미국과 러시아가 모든 부분에서 뜻을 같이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종전 후 우크라이나 영토에 유럽군을 주둔하는 문제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우크라이나 배치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유럽 병력 파견은 지지했다. 스타머 총리 역시 “평화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영국군을 파견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반면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유럽 평화유지군을 배치하려는 모든 계획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섰다.
한편 전쟁이 3년 동안 치러지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의 삶은 지속해서 피폐해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우크라이나에서만 500만 명이 식량 불안에 직면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2년과 비교하면 수치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인도적으로 위급한 상태다.
고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