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간 세금 1010억 달러 납부”
작년 268억 달러…역대 최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이 버크셔해서웨이에 취임한 지 올해로 60년을 맞은 가운데 그간 미국 정부에 1010억 달러(약 145조 원)가 넘는 세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핏은 이날 연례 주주 서한을 통해 작년에 미국 정부에 268억 달러의 세금을 냈으며, 이는 개별 회사가 미국 정부에 낸 세금 중 가장 많은 금액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이는 지난해 미국 기업 전체가 낸 세금에서 5%가량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단 주(州)세와 외국 정부에 낸 세금은 추산에서 제외됐다.
에드워드존슨의 짐 샤나한 애널리스트는 “버크셔가 작년에 낸 세금 총액은 직전 5년간 냅부한 것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면서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을 대량 매각한 것이 주된 이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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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또 “1965년 버크셔를 인수한 후 누적으로는 미국 정부에 1010억 달러가 넘는 세금을 냈다”면서 “이는 역사상 다른 어떤 회사가 낸 액수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미국 정부를 ‘엉클 샘(Uncle Sam)’으로 칭하며 “언젠가는 버크셔의 조카와 조카딸들이 2024년에 우리가 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당신에게 보내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현명하게 쓰길 바라며, 자신의 잘못이 없이 인생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돌봐야 한다. 그들은 더 나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버크셔는 또 “1965년 버크셔의 경영권을 인수했을 당시, 이 회사는 수익성이 낮은 섬유회사였으며, 해당 연도에 법인세를 내지 않았고, 그 이전 10년 동안에도 거의 내지 않았다”면서 “이런 행태는 신생 스타트업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미국 핵심 산업의 오랜 기업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경고등이 켜진 상태라고 할 수 있다”고 회고했다.
이러한 버핏의 발언에 전문가들은 감세 정책을 강화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현 정부와 대기업들의 세금 문제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샤나한 애널리스트는 “그가 세금을 낸 것에 대해 자랑하고 있지만, 올해는 다소 이례적인 해라고 볼 수 있다”면서 “그가 현금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대형 기술 기업들을 특정해서 지적하려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해석으로는 분명히 그런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본다”고 풀이했다.
CFRA의 캐시 세이퍼트 애널리스트는 “버핏의 숨은 메시지는 모든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기업들이 같은 것은 아니며 일부는 정당한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현대 정치 환경에 대한 미묘하지만 중요한 비판을 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버핏은 94세의 자신의 나이를 언급하며 “매주 일요일 91세 동생인 버티와 옛날식 전화로 정기적으로 통화한다”고 공유했다.
그는 “우리는 노년의 기쁨과 지팡이의 상대적 장점에 대해 이야기한다”며 “내 경우 지팡이의 유용성은 단순히 얼굴을 바닥에 부딪히지 않도록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