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 만에 다시 보수 성향 정권 들어서게 돼
반이민 정서에 AfD 약진...여당 SPD는 3위에 그쳐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에서 중도보수 기독민주당과 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올라프 숄츠 총리의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을 제치고 제 1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는 제2당으로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지시간 오후 10시 기준 공영 ARD 방송 출구 조사 결과에서 CDU·CSU 연합이 28.5%의 정당 득표율을 확보해 제1당 지위 확보가 확실시되고 있다. 반(反)이민 정책을 전면 내세웠던 극우정당 AfD은 직전 2021년 총선 득표율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20.6%의 득표율로 제2당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SPD는 득표율이 16.4%에 그쳐 정당 득표율 3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녹색당은 11.9%, 좌파당 8.6%로 예측됐다. 예산협의를 둘러싼 대립으로 연립정부에서 이탈했던 자유민주당(FDP)은 4.5%, 포퓰리즘 성향 자라바겐크네히트연합(BSW)은 4.9%로 원내 진출에 필요한 5% 득표율 확보하지 못했다. 독일 선거법상 정당투표 득표율이 5%를 넘거나 지역구 299곳에서 3명 이상 당선자를 내야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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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공영 ZDF 방송 출구 조사 기준으로는 CDU·CSU 연합이 28.5%, AfD는 20.0%, SPD 16.5%의 득표율을 올릴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독일 총선에서도 단독 과반수에 도달하는 정당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CDU·CSU 연합이 정권을 잡기 위해서는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연정 구성에 성공할 경우 프리드리히 메르츠 CDU 대표가 총리직을 맡게 될 전망이다.
CDU·CSU 연합 주도로 연정이 구성되면 CDU 소속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2021년 12월 퇴진한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보수 성향 정권이 들어서게 된다. 멜츠 대표는 AfD와 연정 가능성은 일찌감치 일축한 터라 현재 CDU·CSU 연합과 SPD의 대연정이 유력하다.
이번 총선은 당초 올해 9월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11월 신호등 연정 붕괴와 의회의 숄츠 총리 불신임으로 7개월 앞당겨졌다. 이번 총선은 여느 때보다 국민적 관심이 높았다. ARD 방송에 따르면 이날 총선 투표율이 8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1990년 동·서 통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난민 흉악범죄가 잇따라 발생, 반이민 정서가 한껏 고조된 가운데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독일 경제 성장률에 대한 불만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이민 정서와 경제에 대한 불만은 곧 AfD의 약진으로 이어졌다.
한편, 숄츠 총리를 비롯한 내각은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임시로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