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중국의 세계 조선·해운시장에 대한 영향력 확대 견제에 나서고 있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1일(현지시간) 공고문을 통해 중국의 해양·물류·조선 산업 장악력을 고려해 중국 선사 및 중국산 선박과 관련한 국제 해상 운송 서비스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USTR의 추진안에는 중국 선사의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때마다 선박당 최대 100만 달러(약 14억 원), 또는 선박의 용적물에 t당 최대 1000달러(약 144만 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아울러 중국산 선박을 포함한 복수의 선박을 운영하는 선사의 경우 미국 항구에 입항하는 중국산 선박에 조건에 따라 최대 150만 달러(약 21억5000만 원)의 수수료 등을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USTR은 미국산 제품의 미국 선박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안도 마련했다. 해당 정책이 시행되면 해상 운송되는 미국 제품의 최소 1%는 미국 선사의 미국 선적 선박을 통해 수출돼야 한다. 조치 시행 2년 후에는 3%, 3년 후엔 5%, 7년 후엔 15%로 최소 기준 비율이 늘어나고 궁극적으로는 미국 제품들이 미국 선적의 미국산 선박을 통해 수출돼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같은 방안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실시한 중국의 산업 관행에 대한 조사 뒤 나온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USTR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나흘 전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중국이 세계 조선·해운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각종 불공정한 수단을 동원해 왔다고 지적하며 이를 막기 위한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혜와 보조금을 통해 중국의 글로벌 조선 산업 점유율은 2000년 약 5%에서 2023년에는 50%를 넘기는 수준까지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과 일본이 각각 2~3위를 기록했다. 반면 한때 세계 조선시장을 장악했던 미국의 점유율은 1% 이하로 추락했다.
이번 조치는 이날 개시된 의견 수렴과 다음 달 24일 공청회 등 절차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