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서울시교육청이 개발, 확산을 추진 중인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 직무연수에 참여한 경동고 2학년 남궁솔 군은 토론 소감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서울교대 에듀윌센터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시대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수업 직무연수’를 개최했다.
‘역지사지 공존형 토론’이란 서울시교육청이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는 공존형 민주시민을 양성하기 위해 개발한 토론수업 모형이다. 토론자는 사회현안을 주제로 각각 찬성, 반대 입장을 정해 토론을 진행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찬반 입장을 바꿔 토론한 후 합의점을 찾아 합의문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날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새롭게 변화하는 AI 환경에서 역지사지 토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고민이 있다”며 “양극화되는 정치 사회적 지형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화해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을 만들까 하는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지난 연말에는 경기도교육감과 이런 역지사지 토론의 필요성에 합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에서 이런 토론 문화를 시범적으로 시도해보고, 나아가 올 가을에는 전국 교육감님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역지사지 토론 문화를) 확산해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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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연수에 참석한 교사들과 학생들은 ‘고등학생의 정치 참여’에 대해 토론을 펼쳤다. 토론은 고교 2학년생 학생 두 명과 교사 두 명이 각 한 팀을 이뤄 진행됐다. 이들은 ‘고교생의 정치적 판단력 수준’, ‘학교 교육 활동 방해 여부’ 등을 쟁점으로 내세우며 찬성과 반대 입장에서 모두 토론을 진행해 본 뒤 합의문을 작성했다.
토론이 모두 끝난 뒤 명덕고 2학년 박서진 군은 “토론에서 합의문 작성 과정보다 찬성과 반대 입장을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하나의 입장뿐만 아니라 반대편의 입장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이 이 토론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 참석했던 교사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역지사지 토론이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에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교사는 “학생이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것도 굉장히 의미가 있지만, 그걸 준비하기 위해 교사가 양쪽 입장을 다 정리하고 공부한다는 게 진짜 중요한 것 같다”며 “그렇게 됐을 때 진정한 의미로 교사가 객관성을 유지하고, 학생들의 갈등을 해결하는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육감은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게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니 틀릴 수도 있겠다는 인식이 생길 때 토론의 가장 중요한 성과가 될 것"이라며 "그것이 좀 더 성숙한 의식의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