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해 1월 세계 최초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며, 생성형 AI 의료기기 허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걸음마 단계지만 앞으로 의료현장에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만난 현지훈 딥노이드 AI 연구소장은 “생성형 AI 의료기기는 병변을 찾는 것뿐 아니라 판독문까지 써 진단 속도를 높이고, 진단뿐 아니라 더 넓은 범위를 다룰 수 있는 솔루션이 될 것”이라며 “사이버 보안과 윤리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지원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의료AI 기업 딥노이드는 생성형 AI로 흉부 엑스레이(X-ray) 판독문 초안을 만드는 솔루션을 개발해 연내 상용화가 목표다. 현 소장은 딥노이드의 AI 연구를 총괄하며,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정한 생성형 AI 의료기기 허가‧심사가이드라인 전문가협의체 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딥노이드가 상용화를 추진 중인 흉부 X-ray 초안 판독문 생성 솔루션 ‘M4CXR’은 거대언어모델(LLM)로 흉부 X-ray 영상을 분석해 판독문 초안을 생성한다. 현 소장은 “M4CXR 개발은 완료했다. 현재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며 올해 하반기 판매가 목표”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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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야에 적용된 생성형 AI는 기존 AI를 활용한 영상검사를 판독해 진단을 보조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판독문을 작성하고 상담을 해주는 등 의료행위 전 분야에 걸쳐 발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개발에 집중하는 분야는 판독문 작성 솔루션이다.
현 소장은 “기존 AI 의료기기는 이상소견을 제한적으로 찾아줬고, 이외 이상소견은 의사가 직접 찾아 종합적으로 판독문을 작성했다. 하지만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대부분의 병변을 찾을 수 있고, 판독문 초안을 작성해 판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나아가 판독 이후 치료 계획, 예후 예측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 소장은 생성형 AI 기술력의 핵심으로 데이터 최적화를 꼽았다. 방대한 데이터를 얼마나 최적화하고 효율성을 높이냐는 것이다. 그는 “데이터를 확보해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정제해야 해, 우리가 가진 데이터를 최적화해서 학습 속도와 효율을 늘릴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성형 AI가 주목받고 있지만 데이터에 대한 저작권과 윤리적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 소장은 “생성형 AI는 같은 질문을 해도 답변이 다르게 나온다. 특히 의료기기는 결과를 정확히 예측해야 하는데, 생성형 AI는 거짓 정보를 그럴듯하게 답하기도 한다. 중요한 부분에서 답변이 다르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의료AI는 병변 유무로 평가할 수 있지만, 생성형 AI는 글로 표현해 이러한 부분을 임상에서 어떻게 평가할지 고려해야 한다. 윤리적 문제도 그렇다. 이번에 제정한 생성형 AI 가이드라인에서 위험관리 부분을 눈여겨 봐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규제 완화와 국가 치원의 지원도 중요하다. 현 소장은 “생성형 AI는 정교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검증을 마치고 시장에 출시하면 글로벌과 경쟁할 시간이 부족하다. 제품을 출시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생성형 AI를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한 대규모 하드웨어를 구축하는데도 국가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