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넥스트레이드, 안녕하십니까

입력 2025-03-13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오전 출근길에 퇴근 후 식탁에서 주식투자가 가능해집니다.’

지난 4일 한국거래소의 70년 독점 체재를 깨고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했다. 투자시간을 오전 8시에서 오후 8시까지 12시간으로 늘리고 새로운 호가 방식을 적용해 투자자들의 편의성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했다.

현실과 마주한 기대는 초라해진다. 새벽녘 출근길에 퇴근 후 집에서 주식투자를 여유롭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출근길 지옥철은 잠시 눈을 붙이거나, 곧 마주할 업무의 준비 시간으로 쓰이곤 한다. 퇴근 후에는 밀린 육아와 집안일로 주식 시장을 들여다볼 작은 여유조차 없는 가정도 있다.

넥스트레이드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지만, 이런 이유로 번거롭다, 귀찮다 등의 의견이 많다. 감정이 아닌 팩트에 입각한 불만도 있다. 출범 초기 잦은 전산 오류와 기관투자자의 실종이 예다.

출시 초반 10개 종목(코스피 5개, 코스닥 5개)만 거래되고 있음에도 전산 오류가 빈번했다.

미래에셋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주식 체결 조회가 1분 이상 지연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키움증권에서는 시세 조회 서비스에서 오류가 생겼다. 증권거래세 금액 산정에도 오류가 발견돼 뒤늦게 넥스트레이드가 증권사에 추가 납부한 사실도 드러났다.

'큰손'인 기관 투자자들의 저조한 참여도 아쉽다.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개장 첫 주(4~7일) 개인 거래대금이 전체 거래대금의 98%를 차지했다. 기관 거래대금 비중은 1.5% 그쳤다.

대량·바스켓 매매 시장을 운영하지 못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를 망설이게 한 것으로 보인다.

개장 직전 점검 과정에서 넥스트레이드 내 ‘서킷브레이커(CB)’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대량·바스켓 매매 시장의 개장이 보류됐다. 넥스트레이드는 오는 31일까지 관련 시스템을 점검해 대량ㆍ바스켓 매매 시장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중간가 호가, 스톱지정가 호가 등 새롭게 추가한 호가 방식은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혼란을 유발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시장가, 지정가 주문만 제공하고 있으며, 여러 타입의 호가를 제공하기보다는 고객들이 투자 방식을 선택하면서 혼선을 줄이고자 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추가된 호가 방식의 적용이 일부 증권사, 특정 거래 시간에 한정적으로 적용해 투자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제 막 닻을 올린 넥스트레이드에 거는 기대는 크다. 70년간 독점 체재였던 시장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시장최선의무집행(SOR) 방식을 채용, 낮은 수수료 등 투자환경을 개선한 점은 박수받아야 할 일이다. 내달 말이면 코스피 총 380개, 코스닥 총 420개 종목으로 확대해 명실상부한 제2 거래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자본시장 선진화라는 거창한 기대는 내일로 미루고, 먼저 오류 없는 넥스트레이드가 되길 바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챔피언스리그 8강 대진표 완성…진출팀은?
  • “예외 없었다” 철강 수출 어쩌나…다음 타깃 車도 ‘긍긍’
  • 뉴욕증시, 트럼프발 관세전쟁 속 ‘CPI 둔화’에 혼조...나스닥 1.2%↑
  • 언팔 이어진 김수현 SNS…오랜 팬도 "Goodbye"
  • ‘골때녀’ 불나비 vs 탑걸, 승부차기만 12번...역전승의 주인공은?
  • 방사성의약품 핵심은 원료…K바이오, 원료 수급 ‘속도’
  • 갈라선 JTBC와 C1…낭만 걷어진 ‘최강야구’의 현재 [해시태그]
  • “송금 실수했는데, 안 돌려줘요”…예보 ‘착오송금 반환지원’을 기억하세요 [경제한줌]
  • 오늘의 상승종목

  • 03.13 13:59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3,122,000
    • +1.39%
    • 이더리움
    • 2,770,000
    • -0.04%
    • 비트코인 캐시
    • 505,500
    • +2.33%
    • 리플
    • 3,294
    • +2.81%
    • 솔라나
    • 182,900
    • +0.94%
    • 에이다
    • 1,066
    • +0.19%
    • 이오스
    • 737
    • +4.54%
    • 트론
    • 331
    • +0.3%
    • 스텔라루멘
    • 393
    • +5.36%
    • 비트코인에스브이
    • 48,620
    • +4.16%
    • 체인링크
    • 19,430
    • +2.26%
    • 샌드박스
    • 403
    • +0.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