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일방적 이익, 포괄적 휴전에 도움 안 돼”
석유 제재 해제 전망에 국제유가 하락

25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백악관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진행한 러시아, 우크라이나와의 휴전 회담 결과를 성명을 통해 각각 게재했다.
휴전안에는 크게 △흑해 안전 항해 보장 △에너지·인프라 휴전 합의 이행을 위한 대책 마련 △에너지·해상 휴전 협정 이행 관련 제삼국 협조 환영 △지속 가능한 평화 노력 등 크게 네 가지가 공통으로 포함됐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미국과 합의한 사항이 각각 하나씩 성명에 포함됐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미국이 전쟁포로 교환, 민간인 수감자 석방, 강제 이송된 우크라이나 어린이 귀환을 지원하는 데 계속 전념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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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러시아다. 미국과 러시아와의 합의안에는 지금껏 미국과 유럽이 이행해온 대러 제재 일부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백악관은 “미국은 러시아가 세계 농업·비료 수출 시장에 다시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해상 보험 비용을 줄이고 관련 거래를 위한 항만·결제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서방으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았다. 제재 범위는 농업부터 금융에 이르기까지 다양했고 그 수위도 점차 높아졌다. 그러나 미국이 부분 휴전을 명분으로 제재를 완화하기로 하면서 러시아는 숨통을 트게 됐다.
러시아는 별도 성명에서 “휴전은 식량 생산업체와 수출업체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해제된 후에 발효될 것”이라며 휴전을 위해선 제재 완화가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최근 대러 제재를 강화하기로 한 유럽에서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주 유럽연합(EU)은 정상회의에서 추가 제재를 통해 러시아 압박을 높이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 친러 성향의 헝가리만 반대했을 뿐이다. 이와 별개로 EU를 탈퇴한 영국은 지금까지 250억 파운드(약 47조 원) 넘는 러시아 자산이 동결됐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금융제재 준수를 위한 서방의 노력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도 대러 제재 완화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보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농산물의 시장 접근권은 동맹국 입지를 약화하는 것”이라며 “협정 이행을 위해 임무를 다하겠지만, 세부 사항은 아직 다듬어야 한다”고 밝혔다.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러시아를 향한 일방적인 이익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했던 30일간의 포괄적 휴전을 진전시키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도시들을 계속 공격하는 동안 대러 압박을 완화하는 양보의 혼란에 빨려 들어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날 합의는 힘을 통한 평화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대러 제재 해제 범위가 점차 넓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비료에 이어 석유 제재도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당장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프라이스퓨처스의 필 플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휴전이 이뤄진다면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제재 완화의 문이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