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공장 건설 후 국내 고용도 선순환
그룹, 올해 사상 최대 24조 국내 투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앨라배마에 처음 공장을 준공한 이후 현대차·기아의 국내 수출, 생산, 고용이 오히려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미국 내 새로운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으로 국내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상반된 결과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준공으로 미국 현지 내 생산을 늘려감과 동시에 국내 시장에도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내수 진작과 수출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3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그룹은 2005년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2010년 기아 조지아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이달 26일 조지아주 내 HMGMA에서 준공식을 개최하고 공식 가동에 들어갔다.
그룹은 HMGMA 가동을 통해 미국 현지 내에서 다른 공장들을 포함해 연간 100만 대 체제를 구축했다. 해당 공장 가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따라 현지 생산을 최대한 늘려 효과적인 대안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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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현지 생산을 늘리는 여파로 국내 생산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다. 그러나 그룹의 첫 미국 공장인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준공 후 20년간 현대차·기아의 국내 수출과 생산, 고용은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앨라배마공장 준공 이전인 2004년 현대차·기아의 미국 수출액은 91억84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74억1500만 달러로 198.5% 급증했다. 미국 수출 대수도 같은 기간 73만8868대에서 101만3931대로 37.2% 늘었다.
이는 현지 공장을 구축해 신속한 공급이 이뤄ㅈ짐과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가 제고되면서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현지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자연스레 국내 공장이 생산해 수출하는 물량도 늘어난 셈이다.

해외 생산이 국내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현대차·기아의 국내 생산과 고용도 증가했다. 현대차·기아의 국내 생산 대수는 2004년 269만대에서 지난해 341만대로 26.5% 늘었다. 이 기간 이들의 고용도 8만5470명에서 11만884명으로 29.7% 증가했다.
그룹뿐만 아니라 부품사들의 미국 수출도 크게 확대됐다. 미국 부품 수출액은 같은 기간 11억7500만 달러에서 82억2000만 달러로 599.6% 폭증했다.
국내 부품 업체들의 미국 진출 기회도 제공했다. 현대모비스 등 그룹의 계열인 대형 부품사뿐만 아니라 중견 부품 협력사 25개사가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며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부품을 납품 중이다.
그룹은 향후 국내 생산 증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 그룹은 사상 최대인 24조3000억 원을 국내에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2023년에는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확대를 위해 59억 달러 규모의 해외법인 유보금을 내수시장에 재투자했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은 HMGMA 준공식에서 “미국 생산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국내에서 내수 진작과 수출 등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공격적으로 파이를 넓히면서 상품성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